이혼 후 홀로 살아오던 김모씨(64·서구 초장동)는 지병인 척추질환에다 최근 백내장을 앓게 됐다. 그는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면서 결국 일손마저 놓게 됐다. 김 씨는 우울증까지 겹치면서 몇 달 동안을 두문불출하며 술로 연명해왔다.
김 씨의 딱한 사정은 지난 7월 말 김 씨가 보이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동(洞) 복지위원이 초장동 주민센터에 이야기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직원들은 김 씨의 집을 방문했을 때 집안이 술병과 각종 생활 쓰레기로 뒤덮여 심한 악취를 풍기는 상태로 주거지로서의 안락함은 찾아 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에 초장동은 자포자기 상태인 김 씨에게 유관 단체, 자활센터, 복지관 등 동원 가능한 지역자원으로 복합지원책을 마련해 지난 8월 한 달 간 김 씨 지원에 발 벗고 나섰다.
부산 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김 씨를 사례관리대상으로 지정하고 의료비를 지원해 백내장 수술을 받도록 했으며, 도배·장판을 새로 하고 주방 싱크대를 설치하는 등 주거환경도 쾌적하게 조성했다.
새마을부녀회에서도 홀로 사는 김 씨를 위해 밑반찬과 쌀 등 식료품을 정기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역 기관·단체의 뜨거운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김 씨는 이번 추석을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게 보냈으며,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서구지역자활센터의 자활사업에도 참여하기로 하는 등 자립의지를 내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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