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구글·MS, ‘원교근공(遠交近攻)’의 계책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4-09-28 06:0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일러스트=김효곤기자 hyogoncap@]

[사진= 아이클릭 아트]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간에 소프트웨어 운영체제(OS)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들 글로벌 소프트웨어사들이 각자 삼성과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다가서고 있다. 흡사 중국의 유명한 ‘36계’ 병법 중에 ‘원교근공(遠交近攻)’이란 계책을 보는 듯하다.

이는 먼 나라와는 잠시 화친하고 가까운 나라부터 공격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뜻으로, 이 병법의 원리가 동서고금을 넘어 최근 글로벌 IT 경쟁에서 나타나고 있다. 삼성이 이러한 상황을 이용해 글로벌 경쟁체제를 유리하게 끌고 갈지 주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출시 전 동맹관계였던 구글과 애플은 모바일과 OS, 서로간 영역을 침범하며 사이가 멀어졌다. 최근에도 사물인터넷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시장 선점을 위해 서로 부딪히는 양상이다.

애플이 ‘카플레이’, 구글이 ‘안드로이드 오토’ 등 차량용 OS를 각각 개발하며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윈도 인 더 카’를 앞세운 MS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도 이들과 여러 분야의 사업이 겹치지만 구글과 MS는 삼성과 협력하려는 쪽에 가깝다. 삼성의 맞수인 애플도 전보다는 대립각을 낮추고 있다. 각사가 눈앞의 강자에 맞서기 위해 전력을 집중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애플의 팀 쿡 CEO(최고경영자)는 “우리는 광고주에게 팔기 위해 사용자의 이메일 내용이나 웹 서핑 기록을 모으지 않는다”며 구글의 신경을 긁었다. 이에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은 “그가 구글의 일을 정말 잘 알고 있는가? 그가 암시한 어떤 일도 우리는 하지 않았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서 구글은 애플을 깎아내리기 위해 삼성을 치켜세웠다. 슈미트 회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에 대해 “삼성은 이것들을 1년 전에 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구글은 올초 삼성과 10년간의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삼성과 애플 간 특허 소송 재판에서 삼성 편을 들어주기도 했다.

MS도 최근 삼성과 거리를 좁히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자사의 개발자 회의 참석차 방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났다. 이를 통해 MS의 노키아 인수에 따른 양사의 특허분쟁이 합의점에 도달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 두 사람은 모바일, 클라우드, 기업간거래(B2B) 등 사업협력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델라 CEO는 특히 이번 개발자 회의에서 ‘모바일 퍼스트’ 전략을 강조하며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방침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시장 전문가는 “MS가 PC에서 벗어나 모바일 OS 시장에 뛰어들어 생태계 강화에 나섰다”며 “모바일 OS 강자인 애플과 대적하는 상황에서 제조사인 삼성전자나 LG전자 등과는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애플도 삼성과 미국 외 국가에서의 특허 소송을 철회하며 힘을 아꼈다. 더욱이 아이폰6의 모바일 D램 공급을 삼성에 다시 맡기는 등 관계 개선 정황도 포착됐다.

삼성 역시 이들 사이에서 전략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를 통해 자체 OS인 타이젠을 육성하면서 구글과의 동맹에 잡음이 생겼으나, 타이젠폰 출시 연기 이후 그러한 불화 조짐이 수그러들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폰의 공세가 매서워 삼성전자로서는 아시아 내부 경쟁에 대응하는 일이 더욱 급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