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개발연구연(KDI)이 분석한 ‘기업집단의 경제적 비중과 시장지배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준 30대 기업집단의 제조업 매출액 비중은 전체 제조업의 45.5%에 달하고 있다. 종사자 수 비중은 16.2%다.
이는 2010년 현재 55개 상호출자 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제조업 부문 전체 사업체에서 30대 기업집단 매출액 비중은 1970년대나 1980년대 초에는 35% 수준이었지만 1990년대 중반에는 40%선을 넘었다.
이같은 기업집단 매출액이 2000년 후반에 들어서며 50%선 돌파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이는 반도체, 휴대전화,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이외에 다른 기업 성장세의 둔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이재형 KDI 전문위원은 “2000년대 말부터 반도체, 휴대전화, 자동차 등 주력 산업에서 극소수 초대형 기업 성장이 두드러졌다”며 “반면 다른 기업 성장세는 둔화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부문에서 대기업집단 비중이 높은 산업은 담배(72.4%), 전자부품·컴퓨터·영상·향·통신장비(69.6%), 석유정제품(68.7%), 음료(54.5%), 1차금속(49.9%), 화학물질·제품(47.1%), 자동차·트레일러(36.9%) 등이다.
한편 제조업 부문에 비해 서비스업에서는 대기업집단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 현재 서비스업 부문 전체에서 30대 대기업집단 매출액 비중은 16.1%, 종사자 수 비중은 4.4%에 불과하다.
KDI는 서비스업의 경우 은행업 등 대기업집단 진입이 사실상 봉쇄된 분야가 있고 음식·숙박이나 개인서비스업 등 사업 특성상 소규모 사업자에 적합한 업종이 많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2010년 현재 전체 산업에서 55개 대기업집단의 매출액 비중은 29.1%, 종사자 수 비중은 8.0% 수준이다. 또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1131개 업종 중 대기업집단이 참여하는 산업은 55.3%(626개)에 달했다.
대기업집단 계열사가 시장점유율 1위인 산업은 23.7%다. 이들 산업이 전체 산업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5%다. 대기업집단이 주로 규모가 큰 산업에 진출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대기업집단의 시장진입에 대해 무조건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다. 기업집단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첨예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실태에 대한 정보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 위원은 “대기업집단이 다양한 산업에 진출하는 것에 대해 문어발식 확장이라며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정서가 강하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대기업집단 다변화에는 여러 동기가 있는 만큼 사안별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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