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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써드스톤' 벗은 가수 박상도의 음악은 지금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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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2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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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본인 제공]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써드스톤,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이들이다. 록 특유의 흥겨움에는 유쾌함과 즐거움이 버무려져 있다.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던 포크 음악도 그들이 부르면 달랐다. 그리고 2014년, 써드스톤의 리더를 잠시 내려둔 가수 박상도(33)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시원한 바람이 불던 지난 25일 서울 서교동 홍대 놀이터에는 가을 정서와 포크가 한데 뒤섞인 음악이 들려왔다. 김광진의 '편지',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 이문세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으로 이어지는 노래는 박상도의 감정이 더해져 놀이터 전체를 울렸다. 긴 떨림 없는 노래였지만 가슴 속 울림은 계속 됐다. 버스킹 공연 동안 그는 쉼 없이 관객과 소통하고 노래를 즐기고 있었다.

1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버스킹이 끝나고 근처 카페에서 인터뷰가 진행됐다. 그는 차분하지만 강한 목소리로 자신의 음악 인생에 대해 이야기했다.

"어느 순간 갑자기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건 아니에요. 어렸을 때 부모님이 라이브 카페를 하셨고, 어머니는 동네에서 늘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셨죠. 그냥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했어요, 늘 보고 들었으니까요. 그러다 우연히 대학교 때 음악동아리를 들었는데 나름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설렜죠, 아주 많이. 더 잘하고 싶은 생각에 조금씩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사진=본인 제공]


물론 쉽지만은 않았다. 앨범을 꾸준히 냈지만 경제적으로 힘들었고, 음악적 갈등은 이어졌다. 일주일에 몇 번씩 공연을 해도 사람들의 외면이 계속됐다. 음악으로 인한 성과는 눈앞에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박상도는 음악을 멈출 수 없었다. "일반 사람들보다 훨씬 예민한 기질을 갖고 있다"는 그는 음악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마다 긍정적 충격을 받고 다시 일어서는 힘을 얻었다.

"고등학교 때 가수 이정렬의 콘서트를 보고 처음 느꼈어요,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공연을 봤지만, 저에게는 그 순간순간이 매우 크게 다가온 거죠. 두 번째는 스무 살 때였어요. 내 마음을 찌르는 뮤지션을 본 거죠. 록클럽의 사장님이 기타를 정말 잘 치시는 거예요. 새로운 충격이었어요.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의 음악을 들으면서 또 다른 충격을 받았어요. 처음 한두 번만 자극이 왔다면 음악에 대해 시들어질 수 있었겠지만 누군가가 저에게 강렬한 동기를 유발시켜요."

2011년도 마찬가지였다. 기타 하나만을 들고 미국으로 떠난 박상도는 길거리 뮤지션 세건을 통해 생생한 음악을 만났다. "알아들을 수 없는 팝이었지만 어린 흑인 소년의 목소리가 너무 순수했다. 가사의 의미는 몰라도 그 안에서 풍기는 소울이 엄청난 감흥을 주었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 곧바로 버스킹 공연을 시작하게 됐다.

'그 사람처럼 되고 싶다' 혹은 '그 사람을 뛰어 넘고 싶다'는 욕심은 그를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달리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부족하지만, 그래서 계속된 연마는 박상도를 다시 한 번 일어서게 하는 힘으로 작용했다. 그리고 그의 끊임없는 노력은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났다. 2014 제11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록 음반 부문과 올해의 음악인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것. 비록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음악 평론가 사이에서 인정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할 만한 결실이었다.
 

[사진=본인 제공]


써드스톤의 이름으로 3번의 앨범을 낸 박상도는 올겨울 본격적으로 녹음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 솔로 앨범을 발매할 계획이다. 지금은 20여 개의 데모곡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가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곡 '슬픈 낙타'도 이번에 선보인다. "20대 초반에 만든 곡이지만 지금 생각해도 평생 부르고 싶은 노래"라고 말할 만큼 애정을 드러냈다. '쉬운 꿈을 찾아 가고도 싶지만 / 내 안에 꽃피는 다른 곳을 향해 / 평범한 삶은 죽기보다 싫어'라는 가사를 통해 음악 인생을 엿볼 수 있었다.

"예전에는 어떻게 하면 멋있어 보이는 음악을 할지 고민했다면 지금은 새로운 좌표가 생겼어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까. 써드스톤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음악을 만들기 위해 고심 중입니다."

진정한 박상도의 음악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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