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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규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29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이 주최한 요즘 안전성 논란에 휩싸인 ‘글루텐 바로 보기’ 심포지움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명규 교수는 “셀리악병은 유전적 요인이 작용하는 병인데 셀리악병 환자의 95%가 보유한 HLA-DQ2 유전자를 지닌 한국인은 거의 없다”며 “밀가루 섭취가 우리 국민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글루텐 프리 식품은 글루텐 함량만 낮췄을 뿐 당류·탄수화물은 되레 더 많이 함유한 경우가 많다"며 "다이어트 효과는 물론, 건강식이라고 하기에도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다" 강조했다.
이동호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셀리악병 환자에겐 글루텐 프리 음식이 치료제이지만 일반인은 굳이 글루텐 프리 식품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셀리악병은 두통·피로·근육통·관절통에서 우울증·골다공증·불임·자가면역질환·뇌질환·림프종 등에 이르는 다양한 질환을 부를 수 있는 ‘큰 병’이다.
발생률은 인종에 따라 천차만별이며 백인에서 흔하다. 서구인의 30∼40%는 HLA-DQ2 유전자를 갖고 있다.
동양인이나 흑인에선 극히 드물며 한국·일본·중국인 중에서 HDL-DQ2 유전자를 보유한 사람은 찾기 힘들 정도다.
셀리악병에 걸린 한국인은 지금까지 30대 여성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밀가루 섭취가 늘고 있지만 이로 인해 셀리악병 발생률이 높아졌다거나 밀가루 성분에 의한 알레르기가 증가했다는 조사결과도 아직 없다.
이동호 교수는 “서구에서처럼 한국에서도 셀리악병 발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며 “한국인의 유전적 성향이 서구인과 다른 데가 음식의 종류도 서로 판이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미국에서 글루텐 프리 식품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이에 동조해 글루텐 공포에 떨 필요는 없다”며 “업계의 과도한 글루텐 공포 마케팅도 자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글루텐은 밀·호밀·보리 등에 든 단백질의 일종이다. 밀 단백질의 약 85%를 차지하는 글루텐은 밀가루를 차지고 쫄깃하게 한다.
밀가루 반죽이 끈끈하게 뭉치거나 몽실몽실 잘 부푸는 것은 글루텐 덕분이다. 글루텐 프리 식품은 쌀가루·타피오카 전분·옥수수 가루 등으로 제조된다.
김상숙 한국식품연구원 유통시스템연구단 책임연구원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글루텐이 오래 전부터 섭취해와 ‘안전한 것으로 인식된 성분’이어서 제품에 따로 글루텐 함량 등을 표시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나 “미국 농무부(USDA)·영국·캐나다에선 적절한 함량 표시를 권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상숙 책임연구원은 “미국에서 글루텐 프리 식품의 가격은 글루텐 함유 식품에 비해 1.6∼1.8배 비싸다”며 “맛이나 조직감이 글루텐 함유 식품에 비해 떨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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