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축구 준결승 북한전 골을 넣은 후 세레모니를 하는 정설빈 [사진=SBS 중계 영상 캡처]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여자축구 강호 북한에 막판 30초를 버티지 못하고 역전골을 내준 한국 대표팀이 아쉬움에 눈물을 보였다.
여자 축구대표 전가을(현대제철)은 29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의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준결승전을 마친 후 인터뷰에서 "동료들이 많이 울었는데 저는 울지 않았다. 울 일이 아니라고 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전 경기까지 한국은 북한에 7연패를 당하던 중 전반 12분 정설빈이 호날두와 유사한 형태의 무회전 프리킥을 골로 연결시켜 희망을 높였다.
하지만 북한의 리예경과 허은별에게 연속골을 내주고 1대2로 역전패하며 아시안게임 첫 결승 진출의 꿈이 사라졌다.
이번 대회 6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한 전가을은 인터뷰 중 고개를 돌리고 눈시울을 붉혔다. 공식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오는 윤덕여 감독의 얼굴을 보자 이내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말을 다시 시작한 전가을은 "(결승골 장면에서 실수한) (임)선주가 가장 힘들 것 같다"면서 "공격수들이 골을 못 넣어줘서…"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그는 "많은 분이 와서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3∼4위전에서도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준결승을 위해 잉글랜드에서 날아온 여자축구계의 메시' 지소연(첼시 레이디스)도 속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말을 쉽게 시작하지 못하던 그 역시 눈물을 보이며 분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소연은 "제가 많이 못 해줘서 진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제가 후반에 많이 지쳤다. 더 많이 뛰어줬어야 했는데 아쉽다"며 패배를 곱씹었다.
소속팀 일정 때문에 30일 잉글랜드로 돌아가야 하는 지소연은 "고개 숙이지 말고 제 몫까지 해달라고 동료들에게 말했다"면서 "저는 돌아가겠지만 다른 선수들이 3∼4위전에서 잘 뛰어 메달을 따주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이어 "오늘만큼은 여자축구 대표팀이 비난이 아닌 박수를 받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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