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이번 주 실시되는 브라질 대선을 앞두고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과 마리나 시우바 브라질사회당(PSB) 후보의 양자 대립 구도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호세프의 지지율이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다시 주도권은 호세프에게 넘어가는 분위기다.
29일(현지시간) 브라질 여론조사기관인 MDA가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호세프 대통령은 47.7%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38.7%의 지지율을 획득한 시우바 후보보다 9%포인트 앞선 수치로, 대선 후보 여론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가장 큰 폭의 지지율 차를 나타냈다.
또 현재 여론조사 3위인 브라질 사회민주당(PSDB) 아에시우 네비스 후보까지 포함한 1차 투표 지지율도 호세프 대통령이 40.4%를 기록, 25.2%에 그친 시우바 전 장관을 15%포인트 이상 차이로 앞섰다.
호세프 현 대통령의 적수인 시우바 후보는 에두아르두 캄푸스 전 대통령 후보가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이후 등장해, 여론조사에서 줄곧 호세프와 견주거나 앞서는 지지율을 얻어내며 이번 대선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특히, 이번 대선 결과의 변수는 사면초가에 놓인 삼바경제와 금융시장의 반응이다.
호세프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할 경우 8년 넘게 브라질 경제 수장의 자리를 지켜온 기도 만테가 재무장관을 교체하는 등 야심찬 결단으로 브라질 경제를 일으키겠다며 주장하고 있다. 시우바 후보 또한 친기업 노선과 브라질 정치 혁신을 통한 '경제 정상화'를 핵심공약으로 내걸고 약해진 브라질 경제에 새로운 호흡을 불어넣을 대통령을 기다리는 민심을 자극하고 있다.
브라질 경제는 1분기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는 '기술적 침체'에 빠져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저성장과 투자심리 악화, 부채 급증 등으로 브라질 경제의 위험도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레알화 가치는 6년여만에 최저수준까지 추락하고,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 지수는 3년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정부와 중앙은행은 올해 브라질 경제성장 전망치를 모두 하향조정했다. 정부는 브라질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0.9%로, 브라질 중앙은행은 1.6%에서 0.7%로 각각 낮춰 잡았다.
상황이 이러하자 브라질에서는 상파울루 증시 하락세의 원인을 둘러싸고 공방까지 벌어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호세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진 것이 지수 하락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개입을 강조하는 거시경제정책을 추구하고 있는 호세프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면서 보베스파 지수가 하락한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그간의 여론조사를 보면 시장 친화적인 공약으로 재계와 금융계, 중상류층의 호감을 산 시우바 후보가 우세할 때는 보베스파 지수가 오름세를 거듭한 반면, 호세프 지지율이 높을 경우 지수는 빠르게 하락했다.
이에 대해 기도 만테가 재무장관은 "대선과 증시의 연관성을 입증하기는 어렵다"면서 "보베스파 지수가 하락하는 것은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 때문이며 대선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시장의 우려보다 적다"고 반박했다.
한편, 오는 10월 5일 치러지는 브라질 대통령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득표자 2명이 10월 26일에 최종결선투표를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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