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을 잠정 합의하면서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임단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올해 강성노조 집행부가 들어선 현대중공업은 현대차 노조의 부분파업 등 소식을 공유하면서 최근까지 현대차 노조와 궤를 같이 해왔다. 이번 현대차 노사가 협상을 성공으로 마무리 지으면서 현대중공업 노조가 한 발 물러서 실리적인 합의안을 이끌어 낼지 아니면 더욱 강성 움직임으로 이어질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중공업 노조원들은 이번 현대차 합의안을 보며 부럽다는 인식과 현대차 수준의 합의안이 나와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중이다. 노조 관계자는 “현대차 합의안을 보면서 노조원들은 부럽다는 인식과 함께 사측에 대한 비판 여론과 불만의 목소리가 더 커진 상황”이라며 “노조원들은 못해도 현대차 수준의 합의안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인식이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합의안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노사간 협의가 이뤄져야 하나 대립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노조는 사측과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지만 사측이 한 발 물러서 있어 협상의 진정성에 의문이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측이 매일같이 협상을 하자는 공문을 보내고 있지만 회사가 진정성 있는 자세로 임할 때 테이블로 나오겠다”며 “사측이 제시한 교섭안은 노조측이 수용할 수 없다. 사측의 태도변화가 없을 경우 교섭은 쉽게 재개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노조 측 행보에도 일부 변화가 감지되고 있서 긍정적인 상황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노조 관계자는 “현대차 노사의 임금협상 타결 소식이 알려지면서 향후 행보에 일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노사관계를 전망하기는 어렵다는데 입을 모으면서도, 현대중공업 노조가 실제 전면 파업 등 실력행사에 들어가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즉 노조측이 다소 완화된 기조로 협상 테이블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실제 파업을 통해 사측을 압박하기 위해서는 장기전이 필수지만 현재 그럴만한 여력이 없어 보인다”면서 “또 권오갑 사장이 회사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등 감성에 호소중인 상황에서 노조측이 섣불리 강경대응에 나설 경우 오히려 여론의 뭇매를 맞을 가능성이 큰 점도 이유”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현대차 노사의 임금합의는 파국으로 치닫던 현대중공업 노사 관계 회복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가장 강성으로 분류되고 있는 현대차 노조의 합의는 현대중공업 노사 대립을 긍정적인 흐름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또 권오갑 사장이 회사 정상화를 위해 강한의지를 드러난 만큼 노조측도 실리적인 합의에 적극성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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