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가 10조원이 넘는 가격에 팔리면서 강남 일대 개발 가능한 이전 부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옛 한국감정원 옆에 위치한 삼성동 서울의료원 부지가 삼성의 손에 들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서울의료원 부지 2만2650㎡에 대한 용도지역 상향이 확정되면 다음 달 중 감정평가를 실시한 뒤 매각 절차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전체 면적 3만2000㎡의 서울의료원은 현재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분류돼 있어 오피스, 관광숙박시설 들어설 수 있는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을 추진 중이다. 이 경우 용적률 400%를 적용받아 최고 27층 높이의 건물을 지을 수 있어 땅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3년 전 삼성그룹이 삼성생명을 통해 매입한 옛 한국감정원(1만988㎡)과 맞닿아 있어 한전 부지를 놓친 삼성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료원의 공시지가는 지난해 말 기준 2540억원이다. 최근 한전 부지가 감정가보다 3배 이상 높은 가격에 매각돼 낙찰 가격이 얼마가 될 지도 관심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한전 부지 입찰과 관련해 여러가지 설이 많은데 이와 상관없이 서울의료원 부지 차제가 시의 MICE 개발 계획의 요지이기 때문에 삼성 등 업체간 과열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초구에는 롯데칠성 부지와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종전부동산 등 알짜 부지가 대거 위치해 있다.
롯데그룹은 서초구 서초동 1322번지 일대(3만5711㎡)에 지하 6층~지상 55층, 3개동 규모의 업무·상업시설을 갖춘 롯데타운을 조성할 예정이다. 2009년 제출한 사업 제안서에는 최고 46층 2개동 규모의 건물을 지을 계획이었으나 기부채납 등을 반영해 범위가 확대됐다.
지역 주민들의 반대 등으로 이전이 지연됐던 국군정보사령부도 내년 10월 안양으로 거처를 옮긴다. 서초동에 위치한 정보사 부지는 지하철 2호선 서초역과 3호선 교대역, 3·7·9호선 고속터미널역 등과 인접해 교통의 요지로 꼽힌다. 이전 시기에 맞춰 장재터널도 착공된다.
서초구청은 해당 부지(16만6235㎡)를 인근 예술의 전당, 국립국악원 등과 연계해 녹지.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을 밝혔다. 다만 정보사가 희망하는 매각 비용이 6000억원 이상으로 높아 올해 3회에 걸친 매각에서 모두 유찰되는 등 어려움을 겪자 공동주택 건립을 허용하는 등의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밖에 우면동에 자리잡은 한국교육개발원 부지(6만㎡)도 향후 개발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된다. 현재는 전체 부지의 50% 이상이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매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는 한국교육개발원이 2016년까지 충북혁신도시로 이전해야 하는 점 등을 감안해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해결책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제한 규제 완화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입찰에 선뜻 나서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종전부동산 중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옥 등과 함께 입지 면에서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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