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하균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러시아의 원천 광학 기술을 응용해 세계 최고 수준의 펨토초 레이저 기술을 개발하는데에 성공했다. 이는 첨단산업 미래를 좌우할 1000조분의 1초 기술이 개발 된 것.
펨토초 레이저는 1000조 분의 1초라는 극히 짧은 시간 폭을 갖는 펄스를 발생시키는 레이저를 말한다. 대한민국이 주도하고 있는 주력산업군에 적용범위와 산업적 부가가치가 매우 크다. 특히 러시아 국립광학연구소(SOI)를 비롯한 러시아 파트너 연구기관과 한국전기연구원의 협력이 실질적인 성과를 얻게 됐다는 점에서 한-러 기술합작 연구의 바람직한 모델로 그 의미가 크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전기전문연구기관 한국전기연구원(원장·김호용)이 운영하고 있는 RSS(Russia Science Seoul)센터는 ‘서울시 R&D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차세대 초미세 가공을 위한 최첨단 레이저 광원인 펨토초 레이저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펨토초 레이저는 펄스폭 180 펨토초(fs · 1,000조분의 1초), 최대 평균 출력 10와트(W), 반복율 500kHz(킬로헤르츠 · 1000헤르츠)의 특징을 나타내는 산업용 펨토초 레이저 광원 제작 기술이다. 펄스 반복율 및 평균 출력이 높을 뿐만 아니라 장시간 동작 안정성이 매우 우수하다. 향후 초미세 가공이 요구되는 산업현장에 직접 적용될 수 있다. 이번 기술 개발로 우리나라는 미국, 독일, 일본 등의 글로벌 기업들과의 펨토초 레이저 및 그 응용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쾌거를 이루게 된 것.
이 기술은 국가 첨단산업분야의 주력제품군에 적용될 수 있는 국가주력 청정 제조기반기술이다. 초미세 가공은 가공물을 플라즈마 상태로 직접 변화시켜 열영향 영역이나 열손상 및 크랙 등을 최소화할 수 있어 차세대 초미세 가공으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레이저 빔의 회절한계보다 미세한 형상의 가공이 가능해 최상의 정밀가공을 필요로 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발광다이오드, 인쇄전자회로기판, 바이오 및 의료 분야 등에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는 환경 친화적인 기술이다.
반면 국내 레이저 산업은 매우 취약하다. 현재 대부분의 레이저를 해외에서 수입해 레이저 응용장비 제작에 적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차세대 제품으로 분류되는 펨토초 레이저의 경우, 이제 막 산업용 장비에 도입하려는 걸음마 단계다. 기존의 펨토초 레이저는 기초 연구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크기가 크고 비싸며, 생산성이 낮아 의료 및 산업현장에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RSS센터 강욱 박사는 "이 기술은 연구 단계 수준이 아닌 상용으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고출력 극초단 레이저 시스템 기술"이라며 "컴팩트한 크기와 장시간 동작 및 장비 결합 시에도 출력 안정도 1% 이하를 갖는 높은 신뢰성이 특징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동안 연구실 수준에서 확인된 우수한 연구결과들을 산업현장에서 구현 가능한 수준으로 개발된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초정밀 안과수술 및 의료산업, 차세대 정보 저장장치, IT산업, 초고속 영상 등과 같은 바이오 산업을 아우르는 초미세 레이저 가공장비 시장의 문을 열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발 기술은 국내기업인 한빛레이저에 기술이전 돼 상용화가 추진중이다.
한빛레이저 김정묵 대표는 "이번 기술이전으로 레이저 광원을 자체적으로 개발할 경우 필요한 출력 및 파장 등의 스펙을 지닌 제품을 저렴하게 제작할 수 있게 됐다"면서 "많은 분야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펨토초 레이저의 초미세 가공용 광원으로의 응용 요구에 발맞춰 향후 펼쳐질 펨토초 레이저 가공 장비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등에 따르면 현재 세계 레이저 가공기 시장은 연평균 28%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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