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동양 사태 후 미술품 빼돌린 이혜경 전 부회장·홍송원 대표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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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0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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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이혜경(62) 전 동양그룹 부회장과 홍송원(61) 서미갤러리 대표가 동양그룹 사태로 재산이 가압류 되자 고가의 미술품을 빼돌려 해외로 매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이선봉 부장검사)는 동양그룹 사태 후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해외 유명 작가의 그림, 고가구 등 소장품 107점을 반출해 해외 등으로 매각한 혐의로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 전 부회장의 미술 작품을 빼돌리는데 주도하는 동시에 약 15억원 상당의 미술품을 해외에 매각하고도 대금을 돌려주지 않고 개인적으로 횡령한 혐의로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를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이 전 부회장의 성북동 자택, 동양증권 사옥 등에서 지난해 11월께부터 올 3월까지 모두 107점에 이르는 그림과 고가구 등을 빼돌린 혐의(강제집행면탈)를 받고 있다.

검찰은 서미갤러리 창고와 이 부회장의 자택 등에서 총 400여점의 그림, 고가구 등을 확보했지만 107점을 제외한 나머지 물건은 재산적 가치가 적다고 보고 강제집행면탈죄를 적용하지는 않았다.

이 전 부회장은 개인채무가 121억원에 이르는 데다 동양그룹 사태 후 동양네트웍스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하면서 성북동 집이 가압류된 상황이었다. 올 4월에는 이 부회장 소유의 그림과 도자기, 가구 등도 가압류됐다.

이 전 부회장이 숨긴 작품들의 목록을 보면 수십만달러에 거래되는 국내외 유명 작가의 작품들을 총망라하고 있다.

두 사람이 갤러리서미 직원들을 동원해 빼돌린 그림 중에는 시가 7억원 상당의 웨인 티보(Wyne Thiebaud) 작품 '캔디 스틱스(Candy Sticks)'와 3억5천만원 상당의 데미안 허스트(Demien Hirst)의 작품 등 고가 미술품도 포함돼있다.

이 전 부회장은 또 웨스트파인 골프장에서 직원을 시켜 시가 800만원 상당의 클라우스 괴디케 작품 1점 등 총 4점의 미술품을 빼돌려 회사 창고로 옮겼다.

검찰은 이 전 부회장이 반출한 미술품 중 13점을 국내외에서 총 47억9000만원에 매각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전 부회장이 해외에 매각한 미술품은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의 ‘Blood mirror’(90만달러), 알리기에로 보에티(Alighiero Boetti)의 ‘Mappa’(80만달러), 야오이 쿠사마(Yayoi Kusama)의 ‘Pumpkin’ 2점(14만5000달러), 솔 르윗(Sol Lewitt)의 조각품 1점(28만5600달러), 안드레아 거스키(Andreas Gursky)의 ‘Turner Collection Edition 4 of 6’(20만달러), 올덴버그(Oldenburg)의 ‘Switch box’(15만달러) 등 총 7점(248만달러, 한화 약 26억원)으로 조사됐다.

국내에 매각한 작품은 웨인 티보(Wyne Thiebaud)의 ‘Candy Sticks’(7억원),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의 ‘무제(diamond painting3)’, ‘The Arch Duke Joseph’(3억5000만 원), 정상화의 ‘무제(無題)’(1억7000만 원), 찰스 벨(Charles Bell)의 ‘Gumball ⅸ’(2억5000만 원), 랄프 고잉(ralph goings)의 'Twin Spring Dinner'(1억2000만 원) 등 총 6점(21억9000만 원)이다.

홍 대표는 이 전 부회장에게 협력해 국내외 매수처를 적극적으로 알아봐주고 매각을 주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홍 대표는 아니쉬 카푸어의 ‘Blood mirror’(90만달러), 알리기에로 보에티의 ‘Mappa’(80만달러) 작품을 지난해 말 해외에 판매하고 대금을 받았음에도 이 부회장에게는 마치 아직 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처럼 행세하면서 다른 용도로 사용한 사실도 확인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도 기소됐다.

홍 대표 역시 개인채무로 주거지가 가압류되고 법인세 체납 때문에 서미갤러리의 미술품 26점이 압류되는 등 갤러리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었다.

검찰은 홍 대표가 강제집행절차를 잘 알고 있으면서도 갤러리 운영이 어려워 자금이 필요하자 이 전 부회장의 미술품을 팔아 갤러리 운영자금을 조달하려고 한 것으로 보고 구속했다.

미처 팔지 못하고 검찰에 압수된 미술품 중에는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작품(추정 시가 1억원) 등도 포함돼 있다.

검찰은 동양그룹 사태 피해 회복을 위해 그림, 고가구, 도자기, 장신구 및 현금 5억9000여만원을 압수했고 법원은 이 물건 전체를 가압류했다. 이후 이 전 부회장은 이에 대한 소유권 의사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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