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 GS슈퍼마켓 등을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지난 2000년대 초반 LG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각종 신규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지만 성적이 시원찮기 때문이다.
신규사업 마다 지지부진한 실적으로 사업을 철수하는 것은 물론, 주력사업은 실적 악화로 난항을 겪고 있다. 오너 경영자인 허승조 부회장은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숙부이기도 하다.
◆ 잘 되던 사업은 팔고, 주력 사업은 주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허승조 부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해 온 미스터도넛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실패를 계기로 허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사업 철수와 매각 등 '억지 구조조정'이 이번 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에는 운영 중인 LG백화점과 LG마트를 롯데그룹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중책을 맡으면서 경영에 깊숙하게 개입하기 시작했다.
업계 전문가는 "당시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시장에서 포화 상태였지만 그래도 몇천억씩 이익이 나는 상황이었다"며 "이를 잘 키우지 못하고 매각한 것은 허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은 당시 백화점, 마트 부문 매각으로 기존 편의점과 슈퍼마켓 사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마저도 현재 녹록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GS리테일의 지난 2분기 연결 매출액은 1조24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421억8800만원으로 5.8% 감소했다.
편의점 매출 역시 전년 대비 10.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1% 감소해 수익성은 크게 떨어졌다. 신규점 출점으로 지원금이 많이 들어간데다 판촉비, 점포 효율화 작업 등의 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GS리테일이 타 편의점과 달리 역주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경쟁 편의점들은 최근 점포 수 확장을 자제하고 점포당 매출 증대에 힘을 쏟는 내적 성장에 초첨을 맞추고 있다. 반면 허 부회장은 점포수를 확대하는 ‘양적 성장’ 전략에만 힘을 쏟고 있다.
외형만 키우고 실적은 못 챙기는 셈이다.
올 2분기 실적도 의무휴업, 영업시간 규제, 경쟁심화 등으로 작년 2분기 대비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55.7% 감소하면서 전체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 허승조 부회장이 직접 진행한 사업도 헛발질
최근에는 허승조 부회장이 직접 진두지휘 한 드러그스토어 '왓슨스', '미스터도넛' 사업도 연이어 고배를 마시고 있다.
지난 2004년 12월 홍콩 유통회사인 AS왓슨스와의 합작을 통해 시작한 왓슨스는 2011년에만 유일하게 흑자를 냈을 뿐 수익성이 좋지 않다. 지난해에는 영업적자만 99억원에 달했다.
GS리테일은 최근 분위기 쇄신을 위해 법인명을 GS왓슨스에서 왓슨스코리아로 바꾸고 대표이사도 하태승 전 최고재무책임자로 교체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점포수 늘리기 외에는 아직 특별한 대책이 없어 경쟁사인 CJ올리브영과의 격차를 줄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 부회장은 지난 7월에 미스터도넛 사업에서도 손을 뗐다. 미스터도넛은 일본 도넛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브랜드다. 일본에서는 던킨도넛을 시장에서 밀어낼 정도로 경쟁력이 높지만 한국에서는 철수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GS리테일이 하는 사업마다 지지부진하면서 허승조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GS리테일은 최근 3년 만에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는 4년간 세 차례의 세무조사를 받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세무조사가 최근 실적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허 부회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GS리테일은 지난 2010년 세무조사에 이어 2011년에도 특별세무조사를 받아 50억원 가량의 추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당시 GS리테일은 4년간 중소제조사들이 사은품 등의 기획상품을 대기업에 판매하는 과정에 개입, 자신들이 상품을 받아서 최종수요자인 법인사업자들에게 판매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작성해 1800억원 규모의 매출과 수십억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챙긴 정황이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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