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정감사] 김재원 “1조 투입 천연물신약, 수출액 1억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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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0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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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정부가 지난 14년간 천연물신약 개발에 약 1조원의 혈세를 투입했지만 수입 실적은 1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국내에서 활발히 사용되는 일부 천연물신약에는 발암물질이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국회 보건보지위원회 소속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복지부는 2000년 천연물신약 연구개발사업 계획 수립 당시 천연물신약은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1개 신약을 개발하면 세계적으로 연간 1조~2조원의 매출과 매출의 20~50% 수준의 순이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장밋빛 목표를 제시했다.

또 천연물신약에 대해서는 ‘동의보감’을 포함한 11개 한약서에 기재돼 있다는 이유로 임상시험 절차를 완화해줬다. 8개 천연물신약 중 7개는 독성자료 제출과 제1상 임상시험을, 1개 제품은 임상2상까지 면제 혜택을 줬다.

이런 지원에도 2001년부터 현재까지 8개 천연물신약 중 스티렌(동아제약)이 1억500만원 수출된 것을 제외하면 해외수출 실적은 전무하다.

반면 건강보험 지급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김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천연물신약에 쓰인 급여는 2009년 1066억원, 2011년 1235억원, 2013년 1674억원, 올해 6월 현재 849억원으로 총 7616억에 달한다.

더구나 천연물신약 6개에서는 1군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벤조피렌이 과다 검출됐다. 식약처가 김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포름알데히드는 천연물신약의 원료 한약재에서 최대 24.8ppm, 추출물에서는 최대 15.7ppm, 완제품에서 최대 12.81ppm이 각각 검출됐다.

벤조피렌은 원료 한약재에서 최대 25.8ppb, 추출물에서는 최대 152.8ppb, 완제품에서 최대 16.09ppb 들어있는 것이 확인됐다.

[자료=김재원 의원실 제공]


식약처의 ‘식품별 벤조피렌 기준규격’에 따르면 벤조피렌 함유량이 가공식품은 1~5ppb 이하, 수산물은 2~10ppb 수준을 넘어서면 안된다. 유럽연합도 식품 내 함유량을 1~6ppb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세계 어느 국가도 의약품에 포름알데히드와 벤조피렌 기준을 정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한다.

그러나 이는 의약품에서는 발암물질이 검출되지 않는만큼 의약품에 대한 별도의 발암물질 관리기준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라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선진국의 경우 포름알데히드 등이 검출되는 천연물을 소재로 한 의약품을 신약으로 허가한 적이 없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개발된 천연물신약은 해외 허가가 어렵다고 그는 주장했다.

김재원 의원은 “정부가 1조원 이상의 혈세를 투입한 천연물신약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제대로 입증되지 않고 발암물질까지 검출돼 선진국에서는 허가조차 나지 않는 국내용 약으로 전락했다”며 “천연물신약개발사업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식약처는 발암물질이 검출되는 천연물신약은 허가 취소나 판매 중단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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