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3등 항해사 유기치사상 혐의 부인…"해경 강압적 조사에 진술 거부했다"

민감한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유족 '분통'

[세월호 참사]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세월호 3등 항해사 박모(25·여)씨가 피고인 신문을 통해 유기치사상 혐의를 부인했다.

광주지법 형사 11부(임정엽 부장판사)는 7일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재판에서 3등 항해사 박모(25·여)씨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했다.

사고 당시 당직 사관으로 조타를 지휘한 박씨는 본격적인 신문이 시작되기 전 변호인을 통해 유기치사, 유기치상 등 예비적 공소사실을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씨의 변호인은 "유기의 범의가 없었다"며 검찰의 예비적 공소사실 추가에 반발하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박씨의 변호인이 해경 조사과정에서 진술을 거부한 경위를 묻자 "경찰관 두 명이 들어와 큰 소리고 질문하면서 자신은 변침장소에서 변침했다고 말했지만 거짓말 마라고 다그쳤다"며 "아무리 설명해도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당시 상황에서는 거짓말을 해서라도 경찰관 말이 맞다고 해야 나갈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나중에 변호사에게 말하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변호인이 가정환경에 관한 질문을 하자 박씨가 울음을 터뜨려 한동안 재판이 중단되기도 했다.

한편 박씨는 이날 피고인신문에서 사고 당시 정황에 대한 검사의 질문에 "모르겠다"는 식의 답변을 이어가 유족들의 공분을 샀다.

일부 유족들은 박씨의 답변 태도에 대해 "우리 애들이 다 죽었는데 모른다고만 할것이냐", "말을 똑바로 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