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정감사] 이주열 총재 "성장률 3% 중반…한은 독립성은 정부협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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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0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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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이주열 총재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박선미·홍성환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성장률 전망을 3%대 중반으로 예측하며 오는 15일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은의 독립성과 관련,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겨냥한 듯  "한은의 독립성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정부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묻는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의 질문에 "3%대 중반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올해 성장률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은은 지난 7월에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0%에서 3.8%로 낮춘 바 있다.

다만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원칙적인 입장을 반복했다. 이 총재는 "경기 및 물가, 지난 8월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정책 효과 등을 지켜보면서 기준금리를 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엔저(엔화 약세)현상에 대해 금리로 대응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새누리당 이만우 의원의 질의에 대해 이 총재는 "원·엔 환율 하락에 대해 금리로 대응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환율을 금리로 대응한다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원·엔 환율 추세는 주의깊게 보고 있다"면서 "손을 놓고 있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여야 의원들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2013∼2015년 중기 물가안정목표(2.5∼3.5%)를 23개월째 밑돌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집중 추궁했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한은이 물가안정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하지 않겠다는 것은 최소한의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물가안정목표제가 유효하지 않다면 개선을 하고, 목표 미달성에 대해 국민에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총재는 "(현재의 물가안정목표가 설정됐던) 2년 전과 비해 구조적 변화가 있었다"며 "물가목표에 집착해 (통화정책 등)경직적으로 대응하면 가계부채 확대 등의 부작용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기 물가안정목표제와 관련해서는 3년의 목표기간 중간에 목표를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뜻을 내비쳤다. 이 총재는 "목표를 바꿀 필요가 있다면 중간에 조정할 필요는 없느냐"는 이한구 의원의 지적에 "그런 식으로 노력해갈 생각"이라고 답했다.

지난달 22일 최경환 부총리와의 '와인 회동'도 도마에 올랐다. 당시 최 부총리는 기자들에게 "(이 총재에게)금리의 금자도 꺼내지 않았지만 와인도 마셨는데 '척하면 척'인 것 아니냐"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은 "와인과 함께 한은 독립성을 마셔버린 것 아니냐"며 "한은의 독립성이 흔들린다는 평가가 있다"고 꼬집었다. 같은당 김영록 의원도 한은의 독립성을 지적하자 이 총재는 "(최경환 부총리의 척하면 척) 발언 이후 시장 움직임이 안타깝다"며 "한은의 독립성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정부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와인은 마셨지만 금리에 대한 얘기는 정말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이미 높은 수준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는)주시할 수 밖에 없다. 다만 경제 발전단계에 있다면 절대 규모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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