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투·위에둥vs아슬란' 중국에선 중국어, 한국에선 외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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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09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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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자동차 누비라 [사진=한국지엠 제공]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 ‘아슬란’ ‘SM7 노바’ ‘코란도 투리스모’… 최근 국내에 출시되거나 출시를 기다리는 신차들의 이름은 여전히 외래어 일색이다.

568돌 한글날인 9일, 국내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제작, 판매 중인 자동차 중 한글 이름을 가진 차종은 단 한 대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에서 조만간 내놓을 신차 ‘아슬란’은 터키어로 ‘사자’라는 뜻이고, 르노삼성자동차에서 내놓은 SM7의 부분변경 차종인 ‘뉴 SM7 노바’ 의 ‘노바(Nova)’는 라틴어로 ‘신성(新星)’이라는 뜻이다. 쌍용자동차 ‘코란도 투리스모’의 ‘투리스모’ 역시 ‘여행’을 뜻하는 스페인어다.

그러나 중국 시장에서는 중국어 이름을 달고 나오는 신차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쏘나타보다 한 단계 아래급인 중국 전용 전략 차종의 이름을 ‘밍투(名圖)’로 출시했다. 밍투는 ‘원대한 의지와 미래를 품는다’는 뜻의 중국어 ‘名志圖遠(밍즈투위안)’에서 따 왔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현대차는 밍투 외에도 ‘위에둥(국내명 아반떼 HD)’과 ‘랑동(국내명 아반떼 MD)’ 등 중국어로 된 이름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내에 한글로 된 자동차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차종은 과거 대우자동차(현재 한국지엠)의 ‘누비라’나 쌍용차의 ‘무쏘’다.

누비라는 지난 1997년 대우자동차가 출시한 준중형 자동차로 세상을 누비라는 뜻의 순수 우리말이다.

당시 대우자동차에 근무 했었던 한국지엠 관계자는 “당시 대우그룹 시절에 김우중 회장이 ‘세계 경영’을 강조하던 때 였기 때문에 그룹의 중심 계열사였던 대우차가 세계를 누비라는 의미로 이름이 정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우중 회장이 직접 ‘누비라’라는 이름을 정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대우자동차의 전신인 새한자동차에서 1983년 출시한 ‘맵시나’ 역시 순수 우리말로 된 차명이다.

쌍용차의 ‘무쏘’도 순수 우리말로 된 대표 차종이다. 코뿔소와 동의이음어인 무소에서 따온 ‘무쏘’는 1993년 출시된 SUV 자동차로 코란도의 상징인 코뿔소를 뜻한다.

쌍용차 관계자는 “당시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름을 공모한 결과 채택된 것이 ‘무쏘’”라며 “코란도의 상징인 코뿔소를 뜻하기도 하고 영문명으로도 발음하기 쉬워 내부 공모 외에 별도로 이름을 구상했었음에도 채택됐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도 대부분 우리말로 된 차명을 쓰고 있다. 북한의 자동차 제조업체인 평화자동차에서는 ‘뻐꾸기’ ‘휘파람’ ‘삼천리’ 등의 자동차가 판매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차종이 내수용으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해외 수출도 함께 이뤄지는 만큼 세계 시장에 걸맞는 차 이름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발음하기 좋고 좋은 의미만 지니고 있다면 우리말로 된 자동차명은 향후에도 충분히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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