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8일 서울고법과 산하 법원 국정감사에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사건의 1심 판결을 비판한 김동진 부장판사를 두고 징계 관한 설전이 오갔다.
여당 의원들은 김 부장판사의 글이 도를 넘어 사법 정치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우려했고, 야당 의원들은 정치적 사건의 판결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징계한다면 법관의 자기검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철래 새누리당 의원은 "법관이 다른 재판장의 판결에 대해 사건기록도 보지 않은 채 공개적으로 의견을 표명한다"며 "김 부장판사의 글은 인신 모독성 표현을 사용한 원색적 비난"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노 의원은 "김 부장판사의 글은 헌법에 보장된 법관의 독립과 책무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김 부장판사는 '법치가 죽었다'고 표현했지만, 오히려 법조가 죽었다는 표현이 더 맞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를 비롯해 각계각층에서 김 부장판사의 징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판결에 대해 최근 불거진 박희태 전 국회의장 사건을 비교하며 판결이 잘못됐음을 지적했다.
김동진 부장판사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1심 선고 이튿날인 지난달 13일, 1심판결을 내린 이범균 부장판사를 비판하는 글을 법원 내부 게시판에 올린 바 있다.
글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수원지법은 지난달 26일 법관윤리강령 위반을 이유로 대법원에 김 부장판사의 징계를 청구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