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10일(현지시간)로 예정됐던 홍콩 정부와 학생 시위대 간 공식 대화가 결국 또 무산되며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캐리 람(林鄭月娥) 정무사장(총리격)은 9일 저녁 정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 측과의) 대화는 전인대가 의결한 정치개혁안 내에서 이뤄져야 할 것과 도심 점거 운동과 연관되지 않을 것 등 두 가지 조건을 기반으로 한다"며 "불행히도 시위대가 합리적인 제안을 거절했다"며 대화 취소를 선언했다고 홍콩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정부가 대화 취소를 선언하자 시위대 지도부는 즉각 시민 불복종 운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시민들에게 정부청사가 있는 애드미럴티(金鐘)로 집결하라고 요구했다.
홍콩전상학생연회 알렉스 초우 사무총장은 “정부가 터무니없는(ridiculous) 변명을 하고 있다”며 “학생들은 자신의 삶을 민주주의의 제물로 바치고 지도부와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지도부의 요구에 따라 시민들이 한둘씩 집회 장소로 모이면서 대화 국면 조성으로 크게 줄었던 시위 참가자의 규모가 다시 늘어나는 양상이다. 9일 오전 300여 명에 불과했던 시위대는 밤 11시30분 기준 5000명을 넘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앞서 정부와 학생 시위대는 람 사장과 학생 대표 간 공식 대화를 하기로 합의하고 지난 5일부터 예비 접촉을 해왔으나, 대화 의제와 장소 등에서 이견을 보이면서 신경전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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