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가을 분양시장에 신규 물량이 쏟아지는 가운데 서울 강남과 강북의 청약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9·1 부동산 대책후 전반적으로 청약 시장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는 가운데 강남권에서는 평균 청약경쟁률이 수백대에 1에 달하는 단지가 등장하고 있지만 강북권에서는 2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청약 접수 현황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이다. 이 같은 강남 청약 쏠림현상은 앞으로 연내 분양시장에서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2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GS건설이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청약을 접수한 ‘위례 자이’는 평균 13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쟁률만 놓고 따졌을 때 비슷한 시기 공급한 ‘보문 파크뷰자이’(1.6대 1)의 90배에 육박한다.
위례신도시 A2-3블록에 들어서는 위례 자이는 기존 수도권 최고 평균 청약경쟁률을 갈아치우며 전 타입이 1순위 마감됐다. 최고 3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서울 성북구 보문로 13길 61번지 보문3구역을 재개발한 보문 파크뷰자이는 총 15개 타입 중 9개 타입이 3순위 청약까지 접수한 끝에 가까스로 순위 내 마감됐다.
같은 건설사가 동일한 브랜드 아파트를 선보였지만 강남권과 강북권 단지의 청약 결과가 크게 엇갈린 것이다.
삼성물산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초우성3차를 재건축한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와 롯데건설이 서울 강북구 미아동 미아4구역을 재개발한 ‘꿈의숲 롯데캐슬’ 청약 결과도 비슷한 양상이다.
서초 삼성타운 인근 단지로 유명세를 탄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는 평균 73대 1, 최고 167대 1의 경쟁률로 전 타입 1순위 당해모집에서 마감됐다. 이와 달리 강북권에서도 도심 접근성이 떨어지는 ‘꿈의숲 롯데캐슬’은 평균 1.97대 1, 최고 13대 1의 경쟁률로 순위 내 마감에 만족해야 했다.
이 같이 청약자들이 강남에 몰린 데에는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권일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강남은 학군, 편의시설 등과 함께 집값이 다른 지역 보다 잘 오른다는 점이 장점”이라며 “시세 상승을 주도하는 강남에 집을 구해놓으면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반적인 가격 흐름 자체가 강남이 먼저 움직이면 강북과 수도권지역이 따라 움직이는 형태”라며 “집값이 먼저 오르면 가격 상승폭이 크지만 후발 주자는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작다”고 덧붙였다.
남은 하반기에도 강남과 강북의 청약 양극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남권에서도 위례신도시와 세곡2보금자리지구 등을 주목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이달 서울 송파구 거여동 위례신도시 C1-5‧6블록에 ‘위례 중앙푸르지오’ 1‧2단지 311가구(이하 전용 84~196㎡)를 분양한다. 위례신도시 휴먼링 내에 위치한 단지로 위례~신사선 중앙역 역세권 단지다. 같은 달 서울시 SH공사는 서울 강남구 세곡동 세곡2지구 6‧8블록에 공공분양 물량 199가구를 공급한다. 6단지는 총 378가구(59~84㎡) 중 144가구, 8단지는 169가구 중 55가구(101~114㎡)를 분양한다. 6단지는 세곡동 주민센터와 가깝고 헬스장, 문화센터 등을 이용할 수 있다. 8단지는 율현초등학교 인근에 있고 수서동, 문정동 일대 편의시설을 이용 가능하다.
권 팀장은 “수요자 입장에서는 시장의 분위기가 좋을 때 강남의 물량을 사들여야 하기 때문에 쏠림현상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