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광효 기자=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10대 소녀 인권운동가인 말랄라 유사프자이(17, 사진)와 인도의 아동 노동 근절 및 교육권 보장 운동가 카일라시 사티아르티(60)가 공동으로 선정됐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두 사람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두 사람이)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억압에 반대하고 모든 어린이의 교육권을 위해 투쟁했다”며 “어린 나이에도 이미 수년 동안 소녀들의 교육권을 위해 싸워온 말랄라는 어린이와 청소년도 자신들의 상황을 개선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밝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에 대해 “말랄라는 위험한 환경 속에서도 이런 일을 해냈다”며 “영웅적인 투쟁으로 소녀들의 교육권을 선도적으로 대변했다”고 말했다.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탈레반 피격소녀'로 알려져 있다. 11살 때부터 영국 BBC 방송 블로그를 통해 파키스탄탈레반(TTP)의 만행을 고발했다. 그 보복으로 2012년 10월 9일 파키스탄 북서부에서 하교하는 길에 머리에 총을 맞았다.
이후 영국에서 수술을 받고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이를 계기로 파키스탄의 여성 교육권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됐다. 말랄라는 계속되는 탈레반의 살해 위협에도 전 세계 여성의 교육권 보장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말랄라는 만 17세의 나이로 노벨상을 받아 역대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가 됐다. 이전 노벨상 최연소 수상자는 지난 1915년 25세의 나이로 물리학상을 받은 영국의 로런스 브래그였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 말랄라는 이날 영국 버밍엄 에지배스턴 여고에서 수업을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파키스탄의 젊은 여성으로서 노벨 평화상을 받아 영광”이라며 “자신에게 노벨평화상이 주어진 것은 그간의 업적 때문이 아니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을 더 잘하라는 뜻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 말랄라는 “(이번 노벨평화상은)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이런 목소리를 전달할 수 없는 세계 각지의 어린이들을 위한 것”이라며 “카일라시 사티아르티와 협력하고 싶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를 시상식에 초청한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 카일라시 사티아르티에 대해선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주의 전통에 따라 경제적 이익을 위해 아동을 착취하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여러 형태로 평화적 시위를 이끌며 위대한 용기를 보여줬다”며 “사티아르티는 아동의 권리에 대해 중요한 국제 협약을 발전시키는 데도 기여했다”고 밝혔다.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 사티아르티는 아동 노동 근절 활동을 해 온 아동 인권운동가다. 1983년 '바치판 바차오 안돌란'(아이들을 구하자)이라는 단체를 설립해 지금까지 8만명 이상의 아동을 강제 노동에서 벗어나게 하고 교육과 자활 기회를 제공했다.
1998년에는 103개국 1만개 단체가 참여한 '아동 노동에 반대하는 세계인 행진'이란 운동을 조직해 각국 정부에 아동 노동을 근절할 것을 촉구했다.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에 대해 “파키스탄인 무슬림인 말랄라와 인도인 힌두교도인 사티아르티가 교육 및 극단주의를 반대하기 위한 투쟁에 동참한 것도 수상자를 선정할 때 주요한 요소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에 대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오늘 진정한 승자는 세계 어린이들”이라며 “사티아르티의 영웅적인 활동과 말랄라의 용기와 투지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들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에게는 800만 크로네(110만달러)의 상금이 절반씩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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