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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워싱턴) 배군득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기업심리 회복이 관건이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낮은 물가와 경기 순환의 구조적 요인 등으로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10일(현지시간)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 간담회를 통해 정부의 각종 경제활성화 정책으로 소비 심리는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기업 심리 회복이 더디다는 진단을 내놨다.
그는 “자꾸 시각차에 대해 말을 많이 하는데 (정부와 한은이)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거의 (시각) 차이 없다”고 전제한 뒤 “다만 기본적 시각 차이는 없으나 방점을 찍는 것이 다를 수 있다. 기재부는 기재부, 한은은 한은이니까 그 정도 견해차는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에 한은이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오는 1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경기 회복세가 미약해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지속 표시해온 정부 입장과 이 총재 생각이 어느 정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총재는 “한달 사이의 지표를 쭉 보고 금통위원들이 막판까지 고민할 것”이라며 “인하 논거와 동결 논거 모두 일리가 있고 전망 수치도 고려할 것”이라고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전날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나온 금리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금리 인하를 반박했다기보다는 금리 인하 효과도 보지만 부작용도 같이 보고 있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에 대해서는 확실한 선을 그었다. 내외 금리차가 줄면 (자본유출)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들었다. 항상 모든 것을 조금 보수적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은이 정한 물가 목표 2.5∼3.5%가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한은에선 가장 뼈아픈 대목”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2016년 새 물가 목표를 정하기 전에 현재 물가 목표를 수정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취임 후 지속적으로 ‘구조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구조개혁이 한국경제를 살리는데 핵심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최근 정부 정책이 과도한 경제 심리 위축을 일정 부분 해소했지만 재정·통화 정책은 한계가 있다”며 “기업 투자를 막는 규제 개혁, 노동시장 유연화,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 제고 등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구조 개혁은 어려운 문제고 저항이 있다”며 “결국 정치적인 해결 능력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리 인상 시점을 선제적으로 안내해주는 제도인 ‘포워드 가이던스’ 도입은 통화정책 신뢰 문제 여부가 발생할 수 있다며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이 총재는 “포워드 가이던스는 전제 조건을 제시하는 방식인데 한국은 대외 충격 영향 정도가 다른 나라보다 크기 때문에 조건이 수시로 바뀔 수 있다”며 “그 경우 혼선 가능성도 있고 통화정책 신뢰 문제도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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