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탤런트 고(故) 장자연씨가 소속사 대표로부터 술자리 접대를 강요받았음을 인정할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0부(김인욱 부장판사)는 장씨의 유족이 소속사 대표였던 김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유족에게 24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접대 강요를 증거부족으로 인정하지 않고 폭행 사실만 인정해 유족에게 배상금을 700만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김씨는 검찰에서도 접대 강요 부분에 대해서는 증거 부족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접대 강요까지 인정해 배상액이 높아졌다.
재판부는 "김씨의 요구나 지시로 장씨가 저녁 식사나 술자리 모임에 자주 참석해 노래와 춤을 추었고 태국 등지에서의 골프 모임에도 참석했다"며 "비록 형사사건에서 술접대 강요나 협박이 증거부족으로 인정되지 않았지만, 술자리 참석 등이 장씨의 자유로운 의사로만 이뤄진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김씨는 연예계 인사들이 참석한 모임에서 장씨에게 욕설을 하고 폭행했다"며 "여배우인 장씨는 심한 굴욕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사용자로서 장씨를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장씨를 함부로 대하며 폭행한 점을 지적하며 위자료 액수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2009년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장씨는 이후 '장자연 문건'이 폭로돼 국과수 필적 감정을 시도하는 등 사회 전반에 파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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