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순진한 영배는 안녕 ‘화끈한 태양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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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13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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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사진 제공=YG엔터테인먼트]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 여자 댄서와의 호흡에 어쩔 줄 몰라 하던 소년은 없었다. 야릇한 눈빛을 보내며  끈적끈적한 분위기를 리드하는 남자만이 남아있었다.

그룹 빅뱅 멤버 태양(본명 동영배·26)은 12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홀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에서 농익은 남성미를 발산했다. 4년 만에 만난 팬들은 그의 매력에 푹 빠진 듯 했다.

태양의 무대를 보고 있노라니 9년 전 데뷔 다큐멘터리 속 쑥스러워하던 태양의 모습이 문득 떠올랐다. 여자 댄서와의 약간의 스킨십에도 얼굴을 붉히고, 쑥쓰러움 많은 소년 동영배의 모습이 디졸브 되며 뇌리를 스쳤다.

오프닝곡 ‘보디(BODY)’로 공연의 문을 연 태양은 과감한 상의 노출로 팬들 앞에 나타났다. 짧은 핫팬츠와 배꼽티를 입은 여성 댄서들과 과감한 커플댄스를 선보이는 태양은 옅은 미소를 띠며 묘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런데, 무대 그 어디에서도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섯 명이 채우던 무대, 하지만 태양은 홀로 선 무대에서도 공백을 보이지 않았다. 댄서가 비운 자리는 단단한 몸매가 대신했고 멤버들과 함께 부르던 가사는 더 부드러운 목소리가 채웠다. 탄탄한 밴드 사운드는 태양의 홀로서기를 북돋았고, 관객들의 열기 역시 태양에게 에너지를 선사했다.
 

태양[사진 제공=YG엔터테인먼트]

두 시간 여로 채워진 콘서트는 지난 6월 발매한 정규 2집 ‘라이즈(RISE)’ 수록곡들로 더욱 풍성해졌다.

타이틀곡 ‘눈,코,입’을 시작으로 ‘스테이 위드 미(STAY WIHT ME)’ ‘러브 유 투 데스(LOVE YOU TO DEATH)’ 등이 흘러나왔다. 특히 선공개곡 ‘링가링가’는 일렉트로닉 기타와 드럼 등의 로큰롤 스타일로 재구성돼 가슴을 울렸다.

또 지난 8일 모델 미즈하라 키코와 열애설로 몸살을 앓았던 멤버 지드래곤의 지원사격은 관객의 동요를 불러 일으켰다. 연습생 시절부터 함께 해온 두 사람은 태양의 솔로곡 ‘새벽한시’와 지드래곤의 솔로곡 ‘삐딱하게’를 연달아 열창했다. 열애설 이후 첫 등장인 지드래곤의 모습은 관객의 시선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이후 팬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위해 깜짝 질문 시간을 가졌다. “키가 몇이냐”는 짓궂은 질문에 “내 키는 작지만 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솔직하게 답했고, “마지막 키스는 언제 해봤냐”는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웃어넘기는 등 데뷔 9년차 가수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를 부렸다.

2집 솔로 발매 질문에는 “내가 하기 나름”이라고 먼 미래를 기약했다. 지드래곤을 비롯해 승리의 교통사고로 누란지위를 맞은 빅뱅을 우회적으로 언급하며 사과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빅뱅 컴백에 대해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 최근 여러 일로 염려를 끼쳐드렸다.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작업하고 있다.”

성실한 뮤지션으로 알려진 태양의, 약간은 삐뚤어진 매력이 돋보였던 콘서트는 노래, 춤, 사운드, 팬 서비스 시간까지 알찬 볼거리로 가득했다. 소년에서 남자로 변신한 태양, 그의 내일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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