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자산운용ㆍ현대자산운용ㆍ알리안츠자산운용이 3분기만 10% 넘게 하락한 삼성전자 주식을 대형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나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보다 덜 담은 영향도 컸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메리츠자산운용이 내놓은 국내주식형펀드는 3분기 14.80% 수익을 올려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현대자산운용(13.04%), 알리안츠자산운용(6.32%) 순으로 실적이 양호했다.
설적액 1조원 이상인 대형 펀드를 굴리는 운용사에서도 중소형사 강세가 두드러졌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3분기 수익률 4.84%로 1위를 달렸다.
상품별로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삼성자산운용 '삼성KODEX증권주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 및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TIGER경기방어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이 각각 19.65%, 17.49% 수익률로 1ㆍ2위를 기록했다.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 '프랭클린골드적립식증권투자신탁'은 16.83%로 뒤를 이었다.
국내 주식형펀드 가운데 수익률 상위 5개로만 총 1조8958억원이 들어왔다.
신영자산운용 '신영밸류고배당증권투자신탁펀드'이 9566억원을 모아 1위를 차지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증권자투자신탁' 및 베어링자산운용 '베어링고배당증권투자회사'는 각각 3181억원, 2534억원이 유입됐다.
반면 대형사인 KB자산운용 'KB밸류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과 한국투신운용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투자신탁'에서는 각각 5012억원, 2756억원이 빠져나갔다.
이번에 수익률이 양호했던 회사는 대체로 중소형 가치주 투자 비중이 높았다.
예를 들어 메리츠자산운용은 최근 1년 동안 중형주와 소형주에 투자한 비중이 17.82%, 11.40%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한국투신운용은 각각 8.63%, 2.19%로 집계됐다.
과거에는 대형사가 펀드시장을 주도해왔으나 최근에는 투자자가 회사를 고르는 기준이 바뀌고 있다. 배당주나 가치주가 인기를 모으기도 했지만 이보다는 일관된 운용전략이 신뢰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메리츠자산운용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업종대표주보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큰 종목을 엄선해 좋은 성적을 낸 것 같다"며 "펀드매니저가 직접 기업을 탐방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차별화한 점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저평가 우량 중소형주를 발굴해내는 능력에서 앞선 운용사가 선방했다"며 "시장에서도 대형주보다 가치주 수익률이 좋았다"고 전했다.
실제 국내 액티브 중소형주식펀드 수익률은 10일까지 3개월 동안 6.02%, 6개월 간 12.37% 수익을 올리며 줄줄이 손실을 내고 있는 대형주 위주 펀드를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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