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위안부 강제성 인정' 놓고 배수진..."정치력 발휘땐 역사의 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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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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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외무성 '위안부 강제성' 인정 호소문 홈페이지서 삭제

  • 정부 "일본, 위안부 강제성 부인 무모노력 당장 포기해야" 발끈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한국과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성 여부를 놓고 한치의 물러섬이 없는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일본이 고노담화와 위안부 강제성을 부인하면 한국이 즉각 반박하는 형식의 외교전이 계속되고 있다. 이로인해 정치와 무관한 양국 국민들이 느끼는 피로감은 극심하다.

그러나 외교 전문가들은 양국이 정치력을 발휘해 조금씩 물러날 여지는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일본, '위안부 동원 강제성 인정한 글' 삭제

이번 갈등의 발단도 역시 일본이다. 일본 외무성은 11일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글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한국과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성 여부를 놓고 한치의 물러섬이 없는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좌)과 아베 일본 총리(우).[사진=주진 기자]


외무성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한 민간 기금인 '아시아여성기금' 모금에 동참하라고 요청하면서 발기인 16명이 1995년 7월 18일 발표한 대국민 호소문을 홈페이지 '역사인식' 코너에 게시하다 최근 삭제했다.

이 호소문에는 '10대 소녀까지 포함된 많은 여성을 강제로 위안부로 만들고 군을 따르게 한 것은 여성의 근원적인 존엄을 짓밟는 잔혹한 행위였다'며 위안부 제도 강제성과 반인도적 성격을 지적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 정부, "고노담화 계승 공언 진정성 없다" 발끈

우리 정부는 12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즉각 반박에 나섰다.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성과 반인도적 성격을 적시한 아시아여성기금의 대국민 호소문을 자체 홈페이지에서 삭제하는 조치를 취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일본 정치권이 지난 수개월간 소위 고노담화 검증에 이어 아사히 신문의 기사 철회 등을 빌미로 고노 담화를 훼손하고 일본군 위안부 동원·모집·이송의 강제성을 부정하려는 역사부정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더해 일본 외무성이 대국민 호소문을 삭제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과연 고노 담화를 계승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공언이 진정성이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 전문가들, "양국 외교부 정치력 발휘해 양보할 여지 없다"

노무현 정부 말기부터 이명박 정부를 거쳐 냉각돼온 한일 관계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최고점에 달하는 모습이다. 

외교와 대북정책에 있어서는 강경입장을 고수하는 박근혜 대통령과 보수우익 세력을 기반으로 집권한 아베 총리가 양보 없는 외교전을 벌이는 셈이다. 

문제는 양측의 양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데 있다. 외교 전문가들은 양국이 역사문제에 있어서 정치력을 발휘해 조금씩 양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망했다.

이명박 정부때 정부 고위직을 지낸 한 관계자는 "현재 한일관계는 쉽게 말하면 서로 간보는 상황이다.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 양국 국민들이 감정이 굉장히 예민한 부분이기 때문에 특정인이 정치적 판단을 발휘해 양보하거나 타협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고 역사의 죄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위안부 문제로 한일 관계가 막혀 있다고 해서 우리가 경제적으로 큰 파탄이 나거나 할 일은 없다. 서로가 역사문제와 국익을 놓고 대치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누가 한발씩 물러나고 할 수 있는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한일 관계의 냉각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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