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극약처방,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에도 영향 미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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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1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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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양성모 기자 = 현대중공업의 고강도 개혁작업이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중견 조선사들의 퇴출과 구조조정은 있어 왔지만, 세계 1위 자리를 지켜온 현대중공업마저 제살 도려내기에 돌입하면서, 사실상 조선업계 전체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친정으로 돌아온 지 1개월 만인 지난 12일 전 임원 사직서 제출 및 조직개편안을 담은 고강도 개혁안을 내놨다. 260여명에 달하는 임원진에 대한 사표를 받았으며, 이 가운데 최소 30%가 정리 대상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같은 발표가 나온지 하루만에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미포조선 신임 사장에 강환구 현대중공업 부사장을 승진 발령했다. 이와 함께, 윤문균 안전환경실장을 조선사업본부장으로, 김환구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장을 안전경영지원본부장으로, 주영걸 전무를 전기전자시스템 사업본부장으로 임명하는 등 일부 본부장 인사도 함께 실시했다. 

◆ CEO 권한 대폭 강화…스피드 경영 실현

권 사장이 취임 후 진행해 온 조직개편 등 구조조정 작업도 31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와 이사회에 맞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권 사장과 최길선 조선·해양 플랜트 부문 총괄 회장 체제라는 중앙집권적 지배 구조 안착이 목표다. 최고경영자(CEO)의 권한 강화와 임원진의 축소를 통해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진행하는 스피드 경영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오너 기업이지만 전문경영인체제에 가까웠던 현대중공업은 권오준 회장 취임 후 변화하고 있는 포스코와 유사한 오너·전문경영인체제의 절충 모델을 만들어 내야 한다.

만약 주어진 시한까지 완성하지 못할 경우 권 사장은 회사 운영에 있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실적이 부진한 사업부문 축소 및 퇴출은 물론, 중공업과 삼호중공업 미포조선 등 3사간 중복된 사업 부문의 조직 통폐합 및 역할 재정립 등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한 울타리에 있지만 독립 경영의 색채가 짙었던 3사가 사실상 그룹화를 통해 통합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도 직간접 영향

사정은 다르지만 역시 구조개편을 진행중인 삼성중공업과 새주인 찾기 및 고재호 사장의 연임이 걸린 대우조선해양도 현대중공업의 변화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오는 12월 1일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을 앞두고 대외적으로는 투자자들의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을, 대내적으로는 양사 임직원간 물리적 화합과 더불어 화학적 화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합병 법인의 가장 큰 이슈는 최고경영진 체제가 어떻게 마련되느냐에 달려 있으며, 일정 수 이상의 임원 감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양사 임원들에 대한 평가와 옥석 가리기가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주요 관건이다.

이에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상황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이라는 변화를 현대중공업의 개편과 연관지어 말하기는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대우조선해양도 내년 3월로 고 사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연말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눈여겨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CEO는 통상 연임을 해왔기 때문에 고 사장도 연임쪽에 무게가 실린다.

고 사장은 지난해 납품비리로 임원진의 재신임 절차를 통해 10여명이 회사를 떠내보낸 바 있다. 올해는 그의 2기 경영체제에 초점을 맞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임기가 만료되는 임원들에 대한 평가도 진행되고 있다. 특히 그룹화를 추진하는 현대중공업과 합병을 통해 외형을 키우는 삼성중공업에 대항하면서, 새 주인에게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알짜 회사로 거듭나야 하는 대우조선해양도 당연히 두 회사의 상황에 맞춰 임원진의 추가 인적쇄신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3사 모두 조선소 현장 직원들에 대한 인위적 축소는 없을 것임을 못 박았다. 숙련공 확보와 지역경제 기여 등 최대한 고용 안정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라는 게 3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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