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래소, 자비 연수인데 직무수당·성과급 지급…해외출장은 '관광'
13일 부산 거래소 본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거래소는 직원 연수비용 지원과 외유성 해외출장 사실 등으로 과도한 복리후생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새누리당 신동우 의원실에서 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올해 6월까지 거래소에서 국내외 연수를 보낸 직원은 총 109명으로 매년 정원의 30% 이상을 보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자비로 본인의 학위취득을 위해 가는 연수까지 거래소에서 급여 외에 상여금까지 지급했다는 것이다.
신 의원은 "부산대 경영학 석사 과정을 자비연수한 한 팀원은 한 번의 근무도 없이 2년간 봉급 및 각종 수당을 포함해 1억8500만원을 받았고, 올해에도 2명이나 자비연수를 보냈다"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조직이 필요로 하는 직원의 능력향상을 위해 연수를 보낼 수도 있으나 과도한 연수 및 지원 특히 자비연수 지원은 방만경영의 표본"이라고 지적했다.
세미나를 빙자한 외유성 해외출장도 도마에 올랐다.
거래소에서 2012년부터 2년 7개월간 해외출장을 다녀온 직원은 400여 명으로, 총 21억8000만원이 여비로 지급됐다. 이 중 일부 사례는 해외 콘퍼런스 참가를 명목으로 떠났으나 참가하지 않은 채 허위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신 의원에 따르면 세미나는 3일이지만 5박7일 일정으로 출장을 떠나 크루즈 탑승, 악어쇼 관광, 미국 최남단 휴양섬 키웨스트 여행 등 관광을 하고 돌아온 사례 등이 있었다.
신 의원은 거래소가 32대의 업무용 차량을 지난해 한 해동안 주말과 공휴일에만 총 948번 운행한 사실도 밝혔다. 주행거리만 13만335km이었다.
◆ 거래소·예탁원·코스콤, 이익은 주는데 급여는 '톱(TOP)'
과도한 급여수준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신 의원은 "증권사 직원 평균임금이 6770만원인 반면 거래소 직원은 1억1298만원에 달한다"면서 "타 금융공기업인 기술보증기금은 전직원 연봉제에 상여금과 경로효친금이 없지만, 거래소는 일명 호봉제로 고정상여금 연 600%에 경로효친금 150%, 매월 직무수당 및 인센티브 성과급이 별도로 지급된다"고 꼬집었다.
새누리당 김영환 의원도 거래소를 포함한 예탁원, 코스콤의 방만경영 개선이 '말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세 기관의 지난 3년간 영업이익은 5분의 1토막이 났고, 당기순이익 역시 많게는 5분의 1토막으로 감소했는데도 불구하고, 지난해 모두 배당성향을 전년대비 200%까지 올렸다"면서 배당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여타 기관 대비 높은 복리후생비도 짚었다.
김 의원은 "타 중점관리기관 20곳의 방만경영 개선 후 복리후생비는 평균 414만원이지만 거래소와 코스콤의 경우 447만원, 459만원에 이른다"면서 "기재부에 의해 이들 기관이 지난 7월 방만경영 중점관리기관에서 해제되고 코스콤도 이를 앞두고 있다는 점은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거래소는 개선 전 복리비가 1300만 원을 넘는 수준임을 감안하면, 방만경영에서 벗어났다는 판단 근거로는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준정부기관과 기타 공공기관의 평균 보수액이 6000만원 이내인 데 비해 이들 세 곳의 평균보수액은 1억원에 육박한다. 공공기관 경영정상화 방침 이후 평균보수액 감소분은 작년대비 100~500만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새정치민주연합 이학영 의원은 코스콤 임원진의 연봉을 문제삼았다.
이 의원은 "코스콤의 영업이익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418억원 감소했다"면서 "영업비용 지출분(598억원)이 영업수익 증가분(180억원)보다 상회했기 때문이며, 이 중 인건비 증가분만 30%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임원진 연봉은 사장이 4억원, 감사가 3억1000만원, 상임이사가 3억2000만원으로 공공금융기관들 중 최고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신동우 의원은 이 같은 사실들을 바탕으로 거래소의 공공기관 해제 추진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방만경영의 문제는 단순히 복리후생비 몇 푼 줄였다고 될 것이 아니다"면서 "대체거래소가 생긴다면 거래소가 공공기관에서 해제될 수 있겠으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해제를 추진하는 것은 이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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