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지난달 상하이에 금 현물 거래소를 개장한 중국이 홍콩에도 거래소를 설립, 세계 금값을 호령해온 런던과 뉴욕에 맞서는 '금 거래 허브' 구축에 나선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중국이 금 거래 및 가격 결정 메커니즘에서 영향력을 높여 가고 있다면서 이 같이 전했다.
중국은 금 소비와 생산에 있어 전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자국 거래가 불가능하고 국제 금 가격 결정에서도 제외돼 있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지난해 중국 내 금 소비량은 1300t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1000t을 넘어섰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로 5년 전과 비교하면 160% 증가한 수치다. 중국은 연간 400t이 넘는 금을 생산해 소비 뿐 아니라 생산에서도 세계 1위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금시장은 오랫동안 뉴욕과 런던 거래소의 가격 결정권 영향 아래 있어 소비자는 동쪽에 있는데 가격은 서쪽에 있는 난감한 현실이 이어졌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 세계적인 금 거래의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해 중국은 지난달 상하이의 자유무역지대에 독자적으로 금가격지수를 발표할 수 있는 금 국제거래소를 개설했다. 거래와 결제가 모두 위안화로 이뤄져 위안화로 거래되는 세계 최대 '황금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내에 개설될 예정인 홍콩의 금 선물거래소에서는 모든 거래가 달러로 이뤄진다.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이 전 세계 금거래의 허브로 거듭나길 기대하고 있지만, 현재 세계 금 거래의 중심지인 런던을 끌어내리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이 금 수출을 금지하고 있어 중국에서의 금 거래가격이 런던보다 높으면 중국으로 금이 들어올 수 있지만 반대로 중국에 있는 금이 해외로 나가는 것은 어려워진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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