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혼자보다 둘, 둘보다는 여럿일 때 우리는 더 멀리 가고,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사회문제 해결에 동참하도록 하는 해답은 사회적 가치에 기반한 인센티브인 SPC(Social Progress Credit)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회적 기업에 대한 오랜 생각과 고민을 정리해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이라는 책으로 펴냈다. 이 책은 14일 국내 서점에서 일제히 판매를 시작했다.
최 회장은 이번 출간을 통해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을 평생의 과업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혔다.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미 수감 전부터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전문서적의 필요성을 통감하고, 사회적 기업 포럼에 참가해 전문가들과 교류하는 등 틈틈이 출간을 준비해 왔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은 수감 전부터 책의 상당 부분을 집필했다"며 "힘든 수감생활 중에서 개인 여가를 쪼개 마무리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최 회장은 우편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담은 메모를 전달했고, 일부는 최 회장의 구술을 지인들이 적는 방식으로 책으로 펴내게 됐다. 이 책에는 최 회장이 그간 사회적 기업에 대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거듭했는지 낱낱이 녹아있다는 게 SK 측 설명이다.
최 회장은 229페이지 분량의 이 책을 통해 사회적 기업 생태계 활성화의 새로운 방안으로 사회적 기업에 대한 가치평가를 기반으로 한 'SPC' 개념을 처음으로 제안했다.
SPC는 사회문제 해결 정도에 비례해 사회적 기업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의미한다. 사회적 기업의 SPC는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도록 동기를 유발하는 일종의 보상인 셈이다.
최 회장은 "SPC를 활용해 사회적 기업이 투자를 유치하고, SPC가 기업의 자산으로 사회적 기업의 지속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면 사회적 기업을 창업할 수 있는 공간도 지금보다 훨씬 넓어질 것"이라며 "사회적 기업 확산을 위해 주변 사람의 영향을 받아 사회의 공공선이 전이되는 긍정적 영향인 '백색효과'의 확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기업의 등장이 사람들의 이타적인 행동의 선택지를 넓혀주게 되며, 사회적 기업의 숫자가 많아지면 사회적 기업 활동이 사회규범처럼 당연시돼 백색효과가 더 확산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최 회장은 "이런 양적, 질적 변화를 통해 사회 구성원들 역시 사회적 가치를 더 크게 만드는 사회적 기업 활동에 참여하거나 이를 지지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율적인 자원의 배분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출간된 사회적 기업 전문서적은 총 2권으로 최 회장이 직접 집필한 1권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과 SK동반성장위원회가 저술한 2권 'SK의 사회적 기업 운영 사례집, 행복한 동행'으로 구성됐다.
1권은 SPC와 함께 지속 가능한 사회문제 해결 방안으로서의 사회적 기업 등의 내용을 담았으며, 2권은 행복도시락과 행복한학교, 행복나래 등 SK그룹이 사회적 기업 활성화를 위해 그동안 시도해왔던 사례를 소개해 관련 전문 강좌나 실무 담당자들의 교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최 회장이 출간한 전문서적의 판매 수익금 전액은 사회적 기업 활성화를 위해 활용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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