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동성애ㆍ이혼 포용 시사..2000년 이어진 금기 깨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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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1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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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CNN 동영상 캡쳐]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가톨릭 교회가 동성애와 이혼을 포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13일(현지시간) AP,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세계주교대의원회의는 이런 내용이 담긴 12쪽 분량의 예비보고서를 공개했다.

세계주교대의원회의는 이 예비보고서에서 “동성결혼을 허용하지 않는 기존 교리는 유지하지만 동성애자에게도 은사(恩賜, gift)가 있고 이들 사이에 희생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서로 돕는 사례가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며 “교회의 승인을 받지 않은 세속적 결혼과 동거의 긍정적 면모를 이해해야 한다. 이혼으로 상처입은 이들이 차별 없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피임에 대해서도 많은 신자들이 교회의 금지 방침을 어기고 있음을 감안해 유화적 입장을 제시했다.

AP는 “결혼과 이혼, 동성애, 피임과 같은 중대 사안들에 대한 이번 보고서의 어조는 거의 혁명적 수용”이라며 “동성애를 2000년 동안 죄악시해 온 가톨릭에서 이 같은 문제제기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보고서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며 “교황이 주교 시노드 지도부에 보수인사들이 선출되자 지난 10일 6명의 진보파를 긴급 투입했다”고 덧붙였다.

NYT는 “격렬한 논쟁이 예상된다”며 “가톨릭 교회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따라갈 수 있다는 첫 신호”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최대 동성애 권리보호 단체인 휴먼라이츠캠페인(HRC)의 채드 그리핀 회장은 “가톨릭의 지진 같은 입장 변화이자 어둠 속의 광명”이라며 환영했다.

제임스 마틴 예수회 신부는 “동성애자에 대한 가톨릭의 혁명적인 변화”라며 “주교 시노드가 신자들의 복잡한 현실세계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가톨릭 내 보수파 대표격인 레이먼드 레오 버크 추기경은 “상당수 주교들이 (이번 보고서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톨릭은 지난 5일부터 바티칸에서 세계주교대의원회의를 열고 있다. 이번 세계주교대의원회의에는 세계 각지의 주교 200여명이 참석하고 주교들은 이번 보고서 내용을 논의하고 오는 19일까지 최종 보고서를 작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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