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은행장' 벗어던진 하영구 씨티은행장…KB금융 회장 선출 얼마나 자신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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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1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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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DB]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KB금융지주 회장직에 도전장을 낸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이 14일 행장직을 사임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 임기가 1년 5개월이나 남은 데다 KB금융 회장 선출 여부가 확실치 않은 상황인데도 선뜻 행장직을 던진 것은 뭔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하영구 행장은 지난 2001년부터 2014년까지 5연임에 성공하면서 14년째 은행장으로 일해 왔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하 행장의 자녀는 학창 시절 내내 부모직업란에 '은행장'밖에 쓰지 못했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파다했다. '연봉킹'이라는 수식어도 따라다녔다. 공시자료에 따른 하 행장의 지난해 연봉은 28억8700만원으로 늘상 금융권 톱을 차지했다.

반면 씨티은행의 수익성은 바닥이었다. 씨티은행의 지난해 실적을 보면 연간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8.1% 감소한 2191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적은 구조조정으로 이어졌고, 올 들어 전 직원의 15%인 650명을 희망퇴직시켰다. 이 여파로 2분기에만 74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결국 하 행장이 적잖은 연봉을 포기하면서까지 KB금융 회장직에 도전한 것은 돈보다 명예와 지위를 우선순위로 둔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현직 행장이 다른 금융기관 수장 인선 경쟁에 참여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 하 회장은 지난 2004년과 2007년 국민은행장 선출 당시에도 물망에 올랐고, 지난해 KB금융 회장 선출 당시에도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그때마다 하 행장은 "씨티를 떠날 생각이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랬던 하 행장이 이번에 행장직까지 내던지며 KB금융 회장에 도전하자 "믿는 구석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 근거로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 등 현 정부 핵심인사들과의 친분이 꼽힌다. 조윤선 수석은 지난 2007년 한국씨티은행 부행장으로 재임했고, 이후에도 하 행장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전언이다. 씨티은행의 한 고위인사는 "하 행장과의 인연으로 조 수석은 씨티은행을 나와서도 여성의 날이나 여성 리더십 행사 등에 적극 참여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모피아'들이 든든한 후원군이라는 말도 있다. 하 행장은 서울대 72학번으로 신제윤 금융위원장(77학번), 정찬우 부위원장(82학번) 등과 선후배 사이다.

하영구 체제가 막을 내리게 되면서 씨티은행의 차기 행장이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 씨티그룹은 경영자(CEO) 육성을 위해 '탈렌트 인벤토리 리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씨티은행장의 경우 하 행장과 아태지역 CEO가 상의해 후계자를 내정하고 그에게 적합한 직책을 부여한다. 박진회 기업금융그룹장(수석부행장)은 매년 이 연수에 참여한다. 따라서 하 행장의 뒤를 이을 유력 인사로 꼽힌다. 박 수석부행장은 서울대 무역학과 출신으로, 2001년 한미은행 본부장과 부행장을 거쳐 2004년부터 지금까지 씨티은행 수석부행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조엘 코른라이히 소비자비즈니스책임자(수석부행장)도 물망에 올라있다. 그는 올 초 씨티은행에서 진행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조엘 부행장도 거론되기는 하지만, 노조와의 관계를 의식해 박 부행장이 좀 더 유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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