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이채익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이 한전과 남부·중부·서부·남동·동서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에서 2012년부터 올해까지 차장이 된 직원은 대졸 475명, 고졸 100명이었다. 입사 후 차장 승진까지 걸린 기간은 대졸 직원이 평균 9년5개월, 고졸 직원은 평균 20년5개월로 격차가 11년에 달했다.
올해 승진자 중에는 격차가 30년가량인 경우도 있었다. 2008년에 입사한 대졸 직원이 5년8개월 만에, 1979년 입사한 고졸 직원이 35년 만에 차장으로 승진한 것이다.
이런 현상은 5개 발전공기업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서부발전은 대졸 직원의 차장 승진에 평균 7년이 소요된 데 비해 고졸 직원은 21년이 걸렸다. 다른 발전사들도 대졸·고졸 간 승진 소요기간 격차가 8∼14년 정도였다.
격차가 발생한 원인으로는 한전과 발전공기업에서 시행하는 '일반시험승진 인사제도'가 지목됐다.
승진에는 근무 평정과 경력, 내부 포상 등이 감안되지만 여기선 사원 간 편차가 별로 없고, 논술과 객관식 100문제로 구성된 승진 시험에서 대졸 직원들이 고득점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졸 출신이 많은 사무직군에 승진 대상자가 편중된 점도 요인으로 꼽혔다.
최근 3년간 한전의 간부 승진 시험에서 승진 대상자로 뽑힌 854명 중 사무직군은 352명으로 전체의 41.2%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송변전 직군은 144명(16.9%), 토목 직군은 40명(4.6%)에 그치는 등 기술직군의 비중이 적었다.
이채익 의원은 "전력 수급 문제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기술직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며 "필기시험 성적순으로 간부 승진 대상자를 뽑지 말고 업무 능력 순으로 선발할 수 있도록 인사제도를 전면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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