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한국은행이 두달만에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단행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009년 2월부터 17개월간 2.00%로 운영된 종전 사상 최저치와 같은 수준이 됐다.
한은은 15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를 열어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기준금리를 종전 2.25%에서 0.25%포인트 낮춘 2.00%로 조정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한은이 지난 8월 2.50%에서 2.25%로 내린 지 두달만에 다시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그만큼 경제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유럽의 경기부진 등으로 대외 경제여건이 악화된데다 지난 2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은 전기대비 0.5%에 그쳤다. 2012년 3분기(0.4%) 이후 7개 분기 만에 최저치다.
경제주체의 심리도 세월호 참사 이전으로 회복되지 않았다. 한은이 발표한 9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4로 전달보다 2포인트 올랐지만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4월의 82에 못미친다. 소비자 심리지표 가운데 향후경기전망 동향지수(CSI)는 9월 97로 전달 100보다 되레 떨어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개월째 1%대를 기록할 만큼 바닥이어서 금리 인하로 저물가를 방어해야 한다는 논리가 제기돼왔다.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1%로 7개월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한은은 이같은 경제여건을 고려해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8%에서 3.5%(상반기 3.7%, 하반기 3.3%)로, 내년은 종전 4.0%에서 3.9%(상반기 3.7%, 하반기 4.1%)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다만, 경상수지 흑자는 올해 840억달러, 내년 700억달러로 종전 전망치를 유지했다.
이주열 총재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 3.7%와 관련해 "정부의 예산증액을 통한 재정확대가 성장률을 0.2%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반영된 수치"라며 "성장 모멘텀이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은은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함께 내려잡았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초 1.9%에서 1.4%가 될 것으로 전망했고, 내년 전망치는 2.7%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장기간 지속되는 1%대의 저물가는 공급측 요인의 영향이 크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2%대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디플레이션으로 갈 단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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