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15일 현대제철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한 우유철 사장은 현대자동차그룹 내에서도 드문 초고속 승진을 기록한 인사로 유명하다.
1957년생인 우 부 회장은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뉴욕주립대학교대학원에서 항공기계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3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하며 현대와 인연을 맺은 그는 1994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얼이 숨어 있는 현대정공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그는 샛별위성 개발의 숨은 주역으로 활약했으며, 정 회장이 맡아 추진한 항공우주사업에도 관여했다. 현대정공이 항공우주사업을 시작한 초기, 연구·개발 인력 부족 사태를 겪었을 때 우 부회장이 나서 러시아 연구원들을 직접 데려오기도 했다.
우 부회장이 정 회장과 직접적인 인연을 맺게 된 것은 그후로 10년 뒤인 2004년. 당시 이사였던 우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마북리 연구소를 방문한 정 회장에게 항공우주사업과 관련한 브리핑을 한 적이 있는데, 정 회장의 질문에 막힘없이 정답을 내놓는 그의 모습에 만족한 정 회장이 이사였던 그를 상무로 승진시켰고, 또 한 달 만에 현대제철의 전신인 INI스틸로 옮기며 전무로, 이어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1년간 무려 세 단계를 승진해 그룹 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충남 당진에 위치한 한보철강을 인수한 정 회장은 아버지 정주영 고 현대그룹 명예회장 때부터 숙원으로 삼었던 고로 건설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되는데 자신의 꿈을 실현해줄 적임자 중 한 사람으로 우 부회장을 지목했다. 2004년 당시 브리핑에서의 인연만으로 정 회장은 그를 고로 제철소 건설의 적임자로 판단한 것이다.
그의 안목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 우 부회장은 실적으로 이를 증명했다. 그는 당진 제철소 건설 부지로 내려간 뒤 365일 공사 현장을 지키며 전체 공사를 진두지휘했다. 매일 오전 6시면 현대제철 당진 사무소 대회의장에는 ‘회의중’이라는 간판이 걸렸는데, 우 사장은 빠짐없이 이 회의를 진행했다고 한다. 정 회장이 양재동 본사에서 헬기를 타고 공사 현장을 들를 때에는 사실상 철야에 가까울 만큼 출근해 보고 사항을 빠짐 없이 준비하기도 했다.
이한 노력을 인정 받아 1고로 완공을 눈앞에 둔 2009년 사장 자리에 올랐고 2010년 1·2고로 연속 화입·가동에 이어 지난해 3고로 준공 등 당진 프로젝트를 완성시켰다.
원칙을 지키는 강한 카리스마와 함께 넓은 포용력까지 갖추고, 지시만 내리는 것이 아닌 함께 행동하는 리더십을 실천해 현대제철 임직원들로부터 높은 신임을 얻고 있는 우 부회장은 언론과 거의 접촉을 하지 않지만, 일단 만난 자리에서는 자신이 갖고 있는 경영철학을 과감없이 털어놓는 솔직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제 우 부회장은 지난 10일 당진 프로젝트를 함께 한 박승하 부회장의 사퇴 후 현대차그룹내 철강사업 부문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또한 철강업계 전체를 놓고 봤을 때에도 포스코에 이어 확실한 넘버2로 자리 잡은 현대제철의 위상을 대표하는 인사가 됐다. 이는 현대제철 경영을 넘어 철강업계의 대표 리더로서 대외적인 활동도 넓어질 것임을 의미한다.
또한 회사 등기임원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에게 철강사업과 관련한 멘토 역할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현대제철 내에서도 최고의 철강 전문가인 그의 승진을 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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