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정감사] 한전, 8000만원 호가하는 미술품 925점 소장…관리는 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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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1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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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구매 규정도 없어 재량으로 구입…훼손·사내환경과 부조화 등 관리도 엉망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한국전력공사가 8000만원을 호가하는 한국화를 포함해 925점의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관리는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구입 기준이나 구매 규정도 없이 단순히 물품으로 취급해 재량으로 구입하고 있으며, 일부 작품은 구매에 대한 자료조차 남아있지 않은 상태다.

1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채익 의원에 따르면 한전은 조무호 작가의 한국화를 2004년 7999만원에 구입하는 등 4억8000만원이 넘은 925점의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술품 구매에 관한 규정이나 절차도 없고, 관리도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2005년 1800만원대의 서양화를 사내환경 개선을 이유로 구입하고도 창고에 방치돼 있었고, 290만원, 100만원에 각각 구입한 한국화를 포함해 창고에서 빛을 보지 못하는 작품이 39점이나 됐다.

심지어 고가의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지만 작품에 대한 보험도 가입하고 있지 않았으며, 가치를 산정하기 힘든 예술작품을 ‘물품’으로 취급하고 잇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 진위 및 가격 감정도 2002년에 한 번 있었지만 전문가 소견도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감정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한전이 보유한 미술품에 대해 “이름 없는 작가의 동양화와 7-80년대에 일시적으로 유행했던 구상계열의 작품들 위주로 돼 있어 소장 가치가 별로 없다”고 평가했다.

이에 이채익 의원은 “사내환경 개선을 이유로 미술품을 구입하면서 사옥 환경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작품을 고가에 구매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면서 “미술품 구매에 관한 객관적 규정을 마련해 공공기관의 미술품 관리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미술품에 관해서는 2011년 국민권익위의 지적에 따라 중앙관서 소장미술품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고, 문화체육관광부로 관리전환을 추진한 바 있다.

또 50만원 이상의 미술품은 정부미술작품은행을 통해 구매하도록 취득창구를 일원화시켜 미술품 취득·관리에 대한 규정이 개선됐지만, 중앙관서 외에 공공기관에 대한 규정은 없다. 이처럼 미술품 구매에 대한 규정이 현재 없어 기관의 재량으로 작품을 구매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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