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이 금융투자사 선진화를 꾀하며 대형화를 꾸준히 주문해온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 누가 초대 사장에 오르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통합 출범을 앞둔 가칭 'NH투자증권' 첫 대표로는 이미 두 회사를 이끌고 있는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사장, 안병호 NH농협증권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조직 안정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때인 만큼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것은 모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ㆍNH농협증권은 합병기일을 오는 12월 30일로 잡고 있다. 두 회사 모회사인 NH농협금융지주는 이보다 앞서 초대 사장을 선임해야 한다.
김원규 사장은 1985년 우리투자증권 전신인 LG투자증권에 사원으로 입사해 30년 동안 증권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형적인 증권맨이다. 2004년 LG투자증권이 우리금융지주로 넘어간 후 우리투자증권에서 연금신탁영업담당 상무와 웰스매니지먼트사업부 대표, 홀세일사업부 대표를 역임했다.
이에 비해 안병호 사장은 뱅커다. 안병호 사장은 1974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2012년까지 40년 가까이 일하면서 자금부장, 여신관리부장, 농협은행 부행장을 거쳤다. NH농협증권에는 2012년 5월 부사장을 맡으면서 합류해 증권사에서 일한 기간은 3년 미만이다.
이런 이력 차이에도 두 사람은 모두 내부사정에 밝다는 점이 공통적인 강점으로 꼽힌다. 김원규 사장이 한 우물만 판 증권맨이라면 안병호 사장은 농협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농협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원규 사장이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 최대 증권사를 처음 이끌 수장을 뽑는다면 증권 쪽 업력에 무게를 두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김원규 사장은 사원으로 시작해 사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직원과 스킨십 경영으로도 유명하다.
외부 인사가 첫 수장으로 올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김원규 사장이나 안병호 사장 가운데 누가 새 대표에 오르더라도 한쪽에서는 반발이 생길 수 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조만간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합병 전 주주총회를 열어 초대 사장을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아직 어떤 것도 확정되지 않았다"며 인사를 둘러싼 추측을 경계했다.
우리투자증권ㆍNH농협증권은 합병을 완료하기 전까지 중복점포 정리를 비롯한 통합 작업을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다. 통합법인 사명은 오는 29일 농협중앙회 산하 브랜드위원회에서 결정된다. 현재까지는 NH투자증권이 새 이름으로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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