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에 지나치게 '비밀주의'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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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1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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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15일 오전 열렸던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이 비밀리에 진행되는가 하면, 앞서 지난 7일 북측이 보내온 전통문에 대한 정부의 말 바꾸기가 이어져 정부가 대북정책에 지나치게 '비밀주의'로 일관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오전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에 대해 청와대와 통일부, 국방부 등은 이날 오후 4시까지 "확인해 줄 수 없다"를 반복했다. 여당에서 이미 회담 개최 사실을 흘리고서도 일관된 입장을 보였다.

그러던 중 국방부가 이날 오후 4시가 돼서야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이 '비밀'이었던 이유는 북측이 비공개를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판문점에서 열리는 비밀 접촉은 단한번도 비공개 였던 적이 없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현 정부들어 지나친 '비밀주의'라는게 공통된 인식이다.

한 전직 고위당국자는 언론을 통해 "싱가포르나 베이징에서 있었던 (남북 정상회담 개최 관련) 비밀접촉과 달리 판문점에서 열린 군사회담의 경우 비공개로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북한의 비공개 요청을 지나치게 수용해 북한 측 의도에 말려들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통일부는 한술 더 떴다.

통일부는 2차 고위급 접촉과 관련해, 정부가 오는 30일에 2차 고위급 접촉을 열자고 지난 13일 북측에 제안한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통일부는 이날 국방부에서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관련 브리핑 예정 안내가 기자들에게 나간뒤 1시간 가까이 지난뒤 관련 내용을 발표했다.

하루 전인 14일에도 2차 접촉에 대한 정확한 날짜를 "검토중"이라고만 했던 통일부다.

통일부는 16일에도 우왕좌왕 브리핑 내용을 정정하는 등 '불투명'한 태도를 보였다.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발생한 남북 함정 교전과 관련해 지난 7일 황병서 군총정치국장 명의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앞으로 보낸 전통문에서 '긴급 단독 접촉'을 우리측에 제의했던 것으로 16일 전해지면서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지난 7일 황병서 군총정치국장 명의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앞으로 서해상 함정간 총포사격과 관련해 긴급 단독 접촉을 제의해왔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 전통문에서 김영철 정찰총국장을 접촉 성사시 북측 참석자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김영철은 15일 열린 남북 군사당국 접촉에서 북측 수석대표로 나왔다.

북한이 우리측에 '긴급 접촉'을 제안한 사실은 알려진 것이지만 당시 전통문에 '단독'이란 표현이 있었던 것은 새롭게 밝혀진 것이다.

이와 관련, 북한이 남북 고위당국자 간의 일대일 접촉을 통해 현안 해결을 시도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북한이 언급했던 '단독'이라는 표현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문제는 북한의 긴급 단독접촉 제안 사실 공개와 관련, 한때 북한이 황병서와 김관진 실장 간 단독 접촉을 제의한 것으로 잘못 알려지는 혼선도 발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애초 설명에서 '황병서가 김관진 실장을 만나자는 거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 당국자는 또 '우리 정부가 북한의 황병서-김관진 단독 접촉 제의를 거부한 것이냐'라는 질문에도 "결과적으로 우리가 일단 받아들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통일부는 이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긴급단독접촉'과 관련, 황병서-김관진 간의 접촉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문 수발신 명의에 대한 표현이었다"라며 "실제로 접촉대상은 두 사람이 아니다"라고 당국자의 해당 발언 내용을 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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