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7‧24, 9‧1 부동산대책 발표로 오름세를 이어가던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매도인들은 매도 호가를 올리고 있지만 이달 들어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가격 회복을 기대하는 매도인과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매수하길 원하는 매수인간의 가격 절충이 어려운 모습이다.
1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17일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10일에 비해 0.05% 상승했다. 1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오름폭은 지난주에 이어 둔화됐다.
재건축 아파트값이 0.12% 올라 전주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으나, 서울의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을 키우지는 못했다.
자치구별 상승률은 △강북구(0.23%) △송파구(0.12%) △강서구(0.11%) △동작구(0.1%) △강남구(0.09%) △동대문구(0.08%) △성북구(0.08%) △용산구(0.05%) △양천구(0.04%) 순이었다.
강북구는 급매물이 빠지면서 대단지의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다. 수유동 벽산, 벽산2차와 번동 현대가 500만~1000만원 상승했다.
송파구는 잠실동, 방이동 대단지 위주로 가격이 올랐으나, 매수자들이 관심을 둘 만한 매물은 많지 않다. 시세 수준의 매물은 거래가 가능하지만, 매도자는 그 이상을 원해 거래가 원활하지 않다. 잠실동 우성1‧2‧3차와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이 1000만~2500만원 올랐다.
9‧1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재건축 연한 단축의 최대 수혜지로 꼽혔던 양천구와 노원구는 거래가 뜸해지며 가격 조정 분위기다. 급등한 호가에 부담을 느낀 매수인들이 관망세를 보이면서 가격 상승폭이 둔화됐다.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3단지는 500만원 올랐으나, 목동신시가지18단지는 대형 면적을 중심으로 2500만원 떨어졌다.
노원구는 상계동 일대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거래가 줄면서 매매가격 변동률이 자치구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상계동 상계5지역중앙하이츠가 500만~1000만원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신도시는 0.02% 올라 보합세를 보였고, 경기‧인천은 지난주와 동일한 0.04%를 유지했다.
신도시는 △광교(0.2%) △산본(0.06%) △일산(0.04%) △동탄(0.04%) 순으로 올랐다.
광교는 매수세는 있으나 8~9월 급매물이 빠지면서 매수자의 관심을 끌만한 매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의동 광교자연앤힐스테이트와 광교호반베르디움(A2)이 500만~1000만원 상승했다.
산본은 금정동 율곡마을3단지가 250만~500만원 오른 가격이 거래됐다. 최근 매수세가 주춤하지만, 실수요자 위주로 수요가 꾸준하다.
경기‧인천은 △광명(0.22%) △의왕(0.08%) △안산(0.06%) △용인(0.06%) △고양(0.05%) 순으로 상승했다.
광명은 재건축 연한 단축 효과와 지하철 4개역 신설 호재로 가장 큰 오름세를 보였다.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까지 적당한 매물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매물을 찾기 힘들다. 재건축 연한 단축으로 오는 2016년부터 재건축이 가능한 철산동 주공12단지가 1000만원 올랐다. 하안동 주공3단지도 지하철역 신설 소식이 전해지면서 250만~500만원 상승했다.
의왕은 추석 이후 매수세가 다소 주춤한 모습이지만, 대단지 아파트 위주로 매매전환 수요가 생겨 상승세를 이어갔다. 오전동 모락산현대가 500만원 올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피로가 쌓인 아파트 매매시장에 힘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성권 부동산114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금리인 2.0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8월에 이어 두 번째 기준금리 인하다”라며 “금리는 주택가격과 부(-)의 관계에 있어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장기적으로 부동산시장 회복에 힘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7‧24 부동산대책에서 발표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대책 발표 이후 급등했던 아파트 매매가격에 피로감을 느낀 매수자들에게 어느 정도 피로회복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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