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추석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전셋값은 상승세가 주춤하며 쉬어가는 분위기다.
전세의 월세전환이나 재계약 수요, 가을 이사철 이전 전세 거래 등으로 전세매물이 나오지 않아 거래가 어렵다. 특히 단기간 가파르게 상승한 전셋값에 피로감을 느낀 수요자들이 시세 보다 비싼 전셋집 계약을 주저하고 있다.
1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17일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10일에 비해 0.14% 상승했다. 오름세가 계속 됐지만, 중대형 전세 아파트의 경우 매물 소진 속도가 더디다.
자치구별 상승률은 △강서구(0.42%) △서대문구(0.35%) △성북구(0.31%) △양천구(0.30%) △도봉구(0.23%) △노원구(0.22%) △동대문구(0.20%) 순이다.
지난 8월 중순까지 전세매물이 적체돼 하락세를 보였던 강서구는 저렴한 전셋집을 찾는 수요가 이어지면서 전세매물이 귀하다. 화곡동 강서힐스테이트, 우장산아이파크, e편한세상이 500만~3000만원 올랐다.
서대문구는 북가좌동, 홍제동 신규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홍제동 인왕산어울림이 500만~2000만원, 북가좌동 DMC래미안e편한세상이 1000만원 올랐다.
성북구는 역세권 아파트인 동소문동 동소문2차한신휴플러스와 석관동 석관래미안이 1000만~2500만원 오른 가격에 계약이 이뤄졌다.
양천구는 목동 대원칸타빌2‧3단지가 1000만원, 도봉구는 쌍문동 한양1차와 창동 초안산신도브래뉴2차가 500만~1000만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도시는 0.04%, 경기‧인천은 0.07% 전세가격이 올랐다.
신도시는 △판교(0.17%) △광교(0.16%) △산본(0.05%) △일산(0.04%) △분당(0.03%) 순으로 상승했다.
판교는 전세 아파트가 귀해 매물이 나오면 바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백현동 백현마을5‧6‧7단지와 삼평동 봇들마을8단지가 500만~1000만원 올랐다.
광교는 저렴한 전세 아파트를 찾아온 서울 이주자들의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하동 광교레이크파크한양수자인과 이의동 광교호반베르디움(A2)이 500만원 올랐다.
경기‧인천은 △화성(0.16%) △김포(0.15%) △안양(0.14%) △용인(0.13%) △남양주(0.12%) 순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화성은 반월동 대단지 아파트인 신영동현대타운1~4단지의 전세매물이 귀해 250만~500만원 상승했다.
김포는 융자가 많지 않은 아파트는 중대형 면적도 전세매물을 찾기 힘들어 걸포동 오스타파라곤1~3단지가 1000만원 올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전세시장에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성권 부동산114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가 계속될수록 전세 아파트의 월세전환 속도가 빨라져 순수 전세 아파트를 구하기 어렵게 된다”며 “재계약 시 오른 전셋값을 저리의 전세자금대출로 충당할 수 있어 전셋값 상승을 더욱 부채질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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