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공연장 사고 부른 '죽음의 환풍구'…"통제시설 하나 없어, 안전점검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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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1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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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걸그룹 공연 관람객이 추락해 27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판교 야외광장 인근 지하 주차장 환풍구 붕괴사고로 환풍구 시설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사진=판교 공연장 사고 보도 방송 캡쳐 ]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17일 걸그룹 공연 관람객이 추락해 27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판교 야외광장 인근 지하 주차장 환풍구 붕괴사고로 환풍구 시설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지하 주차장 환풍구 위에 올라가 걸그룹 공연을 관람하고 있던 시민 27명은 환풍구 철제 덮개가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했다.

환풍구는 지하의 오염된 공기를 바깥으로 내보내는 시설로 지하 주차장이나 지하철 등 도심 도처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지만 시설 안전 기준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현행법에 환풍구 시설 안전을 담보할 특별한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환풍구의 철제 덮개를 이르는 '스틸 그레이팅'(steel grating)은 맨홀을 덮는 뚜껑처럼 여닫는 용도라서 용접 등으로 고정하지 않는다. 스틸 그레이팅이 지지해야 할 하중을 정하는 법규 역시 없다.

이는 환풍구 덮개 위에 사람이 올라가거나 물건을 두기 위한 용도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김남준 '경기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대책본부' 대변인은 설명했다.

사고가 난 환풍구는 높이가 약 1.5m 정도에 불과해 사람들이 쉽게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펜스와 같이 사람들의 접근을 막을 수 있는 통제 시설은 없었다.

규정에 따르면 1.2m 이하 높이의 환풍구에만 안전펜스 설치가 의무화 돼있어 참사가 발생한 사고 환풍구는 규정상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사고가 난 환풍구 처럼 마음만 먹으면 쉽게 위에 올라갈 수 있는 '낮은' 높이의 환풍구는 지하철 역이나 대형 빌딩 인근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한 전문가는 "환풍구 주변은 공기 질이 매우 나쁘기 때문에 일반인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펜스를 설치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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