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공연 도중 환기구(환풍구)가 붕괴돼 1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판교 사고와 관련해 환기구에 대한 안전기준이 마련됐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환기구 안전기준이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는 환기구 역시 기준에 따라 설계토록 하고 있다고 답하고 있다. 환기구가 일정한 기준을 갖추도록 했음에도 무게를 견디지 못했다면 부실시공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판교 사고와 관련해 환기구는 통상 사람이 출입하지 않는 지붕으로 봐 약 100kg/㎡의 무게를 견디는 구조여야 한다고 21일 밝혔다.
현재 건축법상 적용되는 건축물이나 구조물의 벽체, 기둥 및 지붕 등은 국토부 고시 ‘건축구조기준’에 따라 설계돼야 한다. 건축구조기준의 적용범위는 건축법 등에 따라 건축하거나 대수선 및 유지관리하는 건축물 및 공작물의 구조체와 부구조체, 그리고 이들의 공사를 위한 가설구조물의 구조체다.
국토부는 환기구가 이 같은 건축구조기준을 적용하지 않아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환기구 역시 일종의 지붕에 포함돼 사용하지 않는 지붕의 기준인 100kg/㎡를 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돌출형이 아니라 바닥에 설치되는 환기구인 경우 환기구가 설치된 공지의 용도에 따라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산책이 가능한 환기구의 경우 300kg/㎡, 차량 통행 가능성이 있다면 500kg/㎡의 무게를 견디도록 규정됐다.
한편 이번 판교 사고의 원인인 환기구는 가로 6.6m, 세로 3.6m로 최소 2376kg의 무게를 지탱하도록 만들어져야 한다. 사고 당시 올라간 27명의 몸무게가 각각 80kg이었다고 가정해도 최소 기준 이하인 2160kg으로 최소 기준을 지켰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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