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나치 전범 수십명에게 사회보장 혜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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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2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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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미국 정부가 나치 전범 수십 명에게 사회보장 혜택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현지시간) AP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 나치 전범 추적 전담반은 나치 전범 용의자가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스스로 미국을 떠나는 조건으로 사회보장 혜택을 제공했다.

1979년 이후 미국을 떠난 나치 전범 용의자 66명 중 38명이 이런 식으로 사회보장 혜택을 받았다.

이에 따라 유대인 수백만 명이 학살된 강제노동수용소의 무장 경비원, 폴란드에서 유대인 검거와 처형에 관여한 부역자, 노예 노동자를 연구에 활용한 로켓 과학자도 미국 정부의 사회보장 혜택을 받았다.

또한 아직 생존해 미국 정부의 사회보장 혜택을 받고 있는 나치 부역자도 최소 4명이나 된다.

이중에는 마르틴 하르트만과 야콥 덴징거는 악명 높은 아우슈비츠 수용소 경비병이었다.

마르틴 하르트만은 미국 국적이 박탈되기 직전인 2007년 애리조나주에서 독일 베를린으로 이주했다.

야콥 덴징거는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살고 있었다. 미국 국적 박탈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것을 알고 1989년 독일로 달아났다가 크로아티아에 정착했다.

야콥 덴징거는 현재 크로아티아 오시예크에 살고 있다. AP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미국에 살고 있는 덴징거의 아들은 “아버지가 사회보장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법무부 나치 부역자 추적 전담반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추방 재판을 피하고 나치 부역자들을 미국 땅에서 가능하면 빠르게 많이 쫓아내기 위해 이런 편법을 이용했다.

이는 미국 정부 내에서도 강한 반발을 초래했다.

국무부는 “사회보장 혜택이 나치 부역자가 미국 국적을 내놓고 자진 출국하도록 유도하는 도구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사회보장국은 1979년 사회보장 혜택을 이런 방식으로 활용하는 데 반발했다. 외국 정부도 불만을 나타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오스트리아 마우트하우젠 유대인 수용소 경비병이던 마르틴 바르테슈가 미국 국적 포기-자진 출국-사회보장 혜택 유지 방식으로 1987년 오스트리아로 건너온 것을 알고 경악했다.

지난 1955년 미국에 이민갔던 루마니아 태생인 바르테슈는 무국적자로 오스트리아의 골칫거리가 됐지만 1989년 죽을 때까지 미국의 사회보장 혜택을 받았다.

미국 정부의 이런 '나치 전범 내다 버리기' 프로그램은 현재 중단된 상태다.

연방 하원 정부개혁위원회 캐럴린 맬로니 위원(민주)은 “나치 전범들이 이토록 오랫동안 사회보장 혜택을 받았다니 분노를 금치 못한다”며 “관련 법규의 허점을 메우는 법령 개정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나치 전범 추적 전문기관인 로스앤젤레스 시몬 비젠탈 센터 창립자이자 소장인 마빈 하이어 라비는 “나치 전범이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연금을 받으며 유럽이나 어느 딴 나라에서 호의호식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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