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죄송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이 오셔서 자리가 부족합니다."
키움증권은 최근 후강퉁(중국 상하이와 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 허용) 투자설명회를 열었다가 깜짝 놀랐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몰리는 바람에 강연장 주위에서 서서 듣거나 아예 바닥에 앉아야 하는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었다. 우리 투자자가 모처럼 증권사 투자설명회를 다시 찾고 있는 것이다.
염명훈 키움증권 글로벌영업팀장은 21일 "후강퉁 투자설명회에 창사 이래 가장 많은 230여명이 왔다"며 "후강퉁에 대해 회사에 문의하는 투자자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후강퉁이 이르면 이달 말 실시될 예정이지만 아직 정보가 턱없이 부족해서다. 중국 내국인만 거래하던 상하이 증시 A주를 국내에서도 매매할 수 있게 되지만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조차 정보가 많지 않다.
덕분에 중국 현지 애널리스트나 국내 중국 전문가도 갈수록 귀한 몸이 되고 있다. 투자설명회가 끝난 뒤에도 이런 강사를 붙잡고 질문이 봇물처럼 쏟아진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경희대 객원교수)은 전일 키움증권에서 개최한 후강퉁 투자설명회에서 "시장보다 정책을 봐야 한다"며 최근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에 대해 되레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전 소장은 "이미 후강퉁에 앞서 중국 현지 기관이나 개인이 매집을 끝냈다"며 "카지노와 백주, 희토류 같은 후강퉁 수혜주는 단기급락 가능성이 있어 피해야 할 주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카지노주는 중국 당국에서 반부패운동을 실시하면서 공무원 특혜인 3공 경비(공무 접대비, 관용차 구매·운영비, 해외 출장비)가 줄어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병서 소장은 대신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반도체 및 발광다이오드(LED)주를 수혜주로 꼽았다. 자동차업종에서는 부품, 수리, 타이어주가 제시됐고 음식료와 제약, 농업, 신에너지, 방산, 철도주도 유망주로 거론됐다. 단박에 오를 만한 종목을 잡을 게 아니라 중국 당국이 펼치는 정책을 봐가며 긴 안목으로 투자하라는 얘기다.
투자설명회를 찾은 투자자 김모씨는 "앞으로 이런 자리를 자주 마련해달라"며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은 해외주식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16일 후강퉁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선착순 300명으로 인원을 제한하기도 했다. 투자설명회는 자리를 가득 메운 채 진행됐고 유망종목 정보를 담은 자료집도 동이 났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강사로 나선 안나바이잉슈 중국 초상증권 애널리스트에게 질문이 쏟아졌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투자설명회 신청을 받자마자 마감될 정도"라며 "추가로 투자설명회를 개최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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