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중국의 경기둔화로 건설장비 판매량이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국내 굴삭기 제조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의 판매부진을 미국과 유럽에서 채워왔으나 최근 이들 선진국마저 경기가 둔화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1일 건설기계 관련업계에 따르면 3분기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의 굴삭기 판매량은 총 730대로 전년 동기 대비 48%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글로벌시장 전체 감소분 28.3%보다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현대중공업 역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공개한 지난 9월 건설기계부문 매출액은 16억달러로 지난해 9월 매출액인 20억달러 대비 19.70%가 감소했다.
이같은 국내 업체들의 판매 부진은 우선 중국의 내수경기 둔화와 부동산 규제 정책에 발목을 잡혔기 때문이다. 또 싼이(SANY) 등 로컬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판매가 크게 늘고, 엔저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는 히타치(HITACHI) 등 일본업체들의 약진도 이유로 꼽힌다.
그 중 실적우려가 가장 큰 기업은 두산인프라코어다. 건설기계부문이 전체 실적의 75.5%를 차지중인 핵심 사업이다. 중국 건설장비 사업의 경우 해외사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고, 굴삭기 사업이 중추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향 제품 판매 감소는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현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의 미국 경기 호조로 3분기 밥켓의 영업이익을 제외하면 중국에서 약 182억원의 적자를 예상했다. 엔진 사업부도 굴삭기향 엔진 출하 감소로 전분기대비 수익성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의 판매 증가로 실적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으나 선진 시장도 최근 경기둔화 우려가 재차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최근 주요 외신들은 유럽에 이어 미국의 경기둔화 가능성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오는 10월을 끝으로 종료가 예상됐던 미국의 양적완화에 대한 연기 가능성마저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유럽의 인플레이션 및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이 미국으로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무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세계 1위 건설기계 업체인 캐터필러의 판매실적은 두산인프라코어의 밥캣 실적의 방향성을 전망하는데 중요한 지표 역할을 한다”면서 “캐터필러의 판매실적은 여전히 회복의 신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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