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릉연구단지는 지난해 말 영화진흥위원회(부산시 이전)와 한국개발연구원(세종시 이전)이 이전했고 올해 5월 국방기술품질원(진주), 오는 12월 산업연구원이 세종시에 둥지를 튼다. 내년 6월에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나주로 이전하면서 홍릉 내 연구기관들이 사실상 모두 지방이전이 완료된다.
이에 따라 당장 내년부터 홍릉지구는 공동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66년 홍릉연구단지가 조성된 지 48년 만에 한국 최초의 연구단지가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그런데 최근 정부와 서울시가 홍릉지역을 놓고 활용 방안에 엇박자를 내고 있다. 정부는 박근혜 정부의 모토인 ‘창조경제’ 중심으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한국 경제발전 경험을 공유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장으로 조성할 방침”이라며 “향후 국가미래전략에 대한 아이디어 창구로 거듭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조지식경제단지의 청사진도 제시했다. 지식협력타운과 창조문화타운 두 테마로 구분될 예정이다. 지식협력타운은 한국경제발전 기념관, 경제발전 지식교류센터를 설치해 신흥국 등과 개발경험을 공유한다. 창조문화타운은 전략산업 아이디어 발굴·육성을 위한 창조경제 혁신센터다.
반면 서울시는 정부의 생각과 달리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연구단지 조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12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지를 일찌감치 매입해 ‘스마트 에이징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진행 중이다.
산·학·연·관이 연계해 고령화 사회에 필요한 산업을 연구개발하는 역할을 홍릉에 두겠다는 복안이다. 오는 12월 연구용역 결과도 나온다. 문제는 농촌경제연구원 부지로 홍릉 지역을 복원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다른 연구기관 매입도 녹록치 않다. 매각 의사도 없는데다 정부가 창조경제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과 정면 배치되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농촌경제연구원 부지만으로 스마트 에이징 조성사업을 하기에는 협소하다”며 “다른 부지를 매입하려해도 부지 소유자의 매각 의사가 없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홍릉지구는 지난 2012년 이명박 정부 말 글로벌 녹색성장 종합연구단지 조성에 착수 한 바 있다. 그러나 정권 말기에 진행되면서 구체적인 방안도 내놓지 못한 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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