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세계에서는 다양한 이유로 낙후된 기존 도시에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고 창출함으로써 쇠퇴한 도시에 새롭게 경제적·사회적·물리적으로 부흥시키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쇠퇴하는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업을 '도시재생' 이라 말한다.
지금까지는 도심의 낙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방식으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중심이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근거한 사업방식으로 기존주택을 전면 철거하고, 새로운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었었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의 침체로 분양프리미엄이 사라지면서, 주민의 동의를 구하는 것도 어려워졌고 정작 원주민들은 개선된 보금자리를 떠나게 되는 부작용이 반복됐다. 시장에서는 땅값만 올리는 재건축·재개발이 아닌, ‘주민의 삶’을 위한 ‘도시재생’을 원하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최근 ‘도시재생 활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이어 ‘가로주택정비사업 시범지구’ 등 도시재생사업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긴 하나, 공공과 민간에서는 이름만 바뀌었을 뿐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본질을 고민하지 않는 것 같다.
주민참여형 도시재생, 전통과 현대를 있는 개발, 공간과 도시 재생산의 측면에서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도시에 존재하는 다양한 가치를 재생산하여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고 더 나은 삶의 가치를 함께 실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이 세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는 성공적인 사례로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みなとみらい)21 프로젝트를 손꼽을 수 있다. 1960년대 일본의 도시화로 도쿄의 인구가 대거 요코하마로 유입되어 도시가 급속하게 팽창했지만 ‘도쿄의 위성도시’ 혹은 ‘베드타운’ 정도로의 인식만 있었을 뿐, 점차 쇠퇴하고 낙후되어가자 요코하마만의 차별화된 정체성확립을 위한 도시재생사업이 시작됐다.
요코하마의 미나토미라이21 프로젝트는 요코하마를 국제적인 항구로 만들기 위한 계획으로서 아직까지도 청사진을 완성시켜나가고 있는 단계이나, 현재로서의 모습만으로도 도시의 경쟁력을 높인 사례지로서 손꼽히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이뤄진 도시재생은 물리적 측면이 강조되었기 때문에 양적인 확대에만 치우쳐져 온 게 사실이다. 보다 나은 우리의 삶을 위하여 선진 도시재생 사례를 통해 개념과 기법을 도입할 필요가 있으며, 공적으로는 제도적 가이드와 규제완화, 인센티브제도 등의 지원책을 통해 공공과 민간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새롭게 만드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도시가 가지고 있는 역사, 환경, 경제, 사회, 문화, 예술을 고민하며, 그 장소를 누구를 위해 어떻게 쓸 것인지, 진정한 청사진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면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도시재생!’ 그것으로 ‘지속가능’하고, 우리의 인간다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장은아 원더피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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