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문식 기자 = 정치권과 정부가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씨름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22일 해양경찰청과 소방방재청을 폐지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마련했지만, 야권의 입장과는 거리가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안 역시 공무원노조 등 이해당사자들의 반발은 물론, 처리 시기를 두고도 당정청 간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당정 ‘해경 폐지’ 확정… '초동수사권 유지'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박차 = 정부와 새누리당은 22일 해양경찰청과 소방방재청을 폐지하고 새로 만들어지는 국가안전처(가칭) 산하 본부에 그 기능을 각각 흡수하는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해경의 수사 전권을 경찰청으로 이관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 원안에서 해경의 초동 대응 기능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한 것이다. 당정은 또 소방방재청의 경우 정부 원안대로 국가안전처 산하 소방방재본부로 이관한다는 정부 안을 유지하기로 해 소방방재청은 해체 수순을 밟게 된다.
또 지방자치단체 소속인 소방직 공무원의 국가 공무원 전환 문제는 이번 정부조직법 개정 작업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그 대신 소방직 공무원의 사기 진작을 고려해 장비 지원 예산을 소방청 요구보다 5배 늘린 1000억원으로 새해 예산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날 새누리당과 정부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했지만, 향후 여야가 개정안을 협의하는 과정에서는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해경과 소방청에 대한 외청 존속 입장 △소방직 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문제 등을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여야가 지난달 30일 약속한 법안 처리 시한이 열흘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는 23일 정부조직법 태스크포스(TF) 1차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현재 정부조직법 TF에 여당 측은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와 윤영석 원내대변인, 정용기·이이재 의원이, 새정치연합에서는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와 박남춘·유대운·박민수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당·정·청, 공무원연금 '조속 처리’ 가닥…야권과 수정안 협의 관건 = 새누리당은 22일 공무원연금 개혁은 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개혁의 대상이라며 연내 처리를 목표로 개혁을 진행할 것임을 재차 밝혔다. 특히 공무원들이 애국적 관점에서 뜻을 모아달라고 주문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한 처리 시기를 놓고 당청 갈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2일 공무원 연금 개혁안의 연내 처리 방침에 동의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연금 개혁을 하는 게 중요하지 그 시기가 중요하냐"고 말해 청와대와 미묘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당 관계자는 "당정청 간 이견은 없다. 공무원연금 개혁의 시급성과 당위성을 공감했다"며 "개혁안에 대한 조속한 처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연금을 더 내고 더 돌려받는 안’ 등 수정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여 향후 협의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관련 TF는 국회에 TF를 두는 것이 아니라 이미 원내에 설치하기로 한 공적연금 관련 TF를 통해서 전문가, 또 공무원노조 등 국민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해서 신중하게 결정할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공무원연금 개혁이 당·정·청은 물론 공무원과 비공무원, 현직 공무원과 퇴직 공무원 등 상황별 갈등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도 남아있어 향후 연말 정국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둘러싼 여야의 갈등이 극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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