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시장 집중점검-르포]재건축 앞둔 개포주공 세입자 전세 유랑민 전락 우려..."인근 전셋값 수억원 비싸 살던 곳 떠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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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2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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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재 보증금 1억인데 포이동 등 일대 빌라촌도 3억원..."강북이나 경기도로 이주해야"

서울 강남구 대치4동 다세대주택 전경.[사진=장기영 기자]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30평대 주변 아파트 전셋값이 4~5억원 선이다. (개포주공과는) 전셋값도 수억원 차이나고 물량도 없어 인근으로 이주하기는 불가능하다."(개포주공 인근 J중개업소 대표)

9·1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 이주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근 지역 전세 매물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어 전셋값 상승 압력이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개포주공 세입자의 경우 현재 전셋값과 이주할만한 인근 지역 전셋값이 수억원 차이가 나 싼 매물을 찾아 거주지역을 떠나야 하는 전세 노마드(유랑자)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지구, 강동구 고덕지구, 서초구 반포지구 등에서 올 연말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해 내년부터 본격 이주를 시작하는 가구는 2만4000여가구에 달한다. 재건축을 제외한 기타 이주수요를 합치면 3만 가구 정도가 이주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세가 가능한 입주물량과 이주·멸실 등을 고려할 때 내년이 되면 최소 1만2000여 가구 정도가 부족할 것이란 게 서울시의 추산이다. 

개포지구의 경우 재건축사업에 들어간 개포주공1‧2‧3‧4단지와 개포시영의 전체 가구 수가 1만2411가구에 달한다. 이들 단지의 집 주인 거주율이 10~15%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만가구 이상의 세입자가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한다.

단지 중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개포주공2단지(1400가구)는 이르면 내년 초 이주가 진행될 예정이다.

개포지구 내에 위치한 J중개업소 사장은 “개포주공2단지는 다음 달 16일 관리처분계획 인가 총회를 개최하고 연내 인가를 신청해 내년 3월 이주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4동 다세대주택 전경.[사진=장기영 기자]


개포주공 전세 세입자들의 이주가 유력한 곳은 개포동과 통합된 포이동, 서초구 양재동, 강남구 대치동 일대 다세대 주택 등이다. 

인근 아파트의 경우 전셋값이 비싸 지금 살고 있는 전세 보증금으로는 이주할 엄두를 내기 힘들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실제 개포주공1‧2‧3‧4단지의 전세가격은 전용 35㎡(11평)가 6000만~7000만원, 58㎡(17평)가 1억3000만~6000만원 수준이다.

반면 개포우성, 개포경남, 개포현대 등 인근 민영아파트의 전용 85㎡ 전세가격은 5억원을 웃돈다.

민영아파트 수준은 아니지만 포이동이나 대치동 다세대주택의 전세가격도 3억원 안팎으로 만만치 않다.

개포동에 위치한 A중개업소 관계자는 “포이동 빌라촌에서 방이 3개 딸린 전셋집은 3억원 안팎이다”며 "그나마 빌라 전세를 구할 수 있는 세입자는 사정이 좋은 편이고, 대다수는 강북이나 경기도 인근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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