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 쟁의행위 찬성 가결, 실제 파업으로 이어지지 않을 듯(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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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22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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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쟁의행위 찬반투표 개시 한 달여 만에 개표한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97%에 달하는 압도적인 조합원들의 찬성률로 가결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2일 오후 5시 투표를 마감하고, 곧바로 울산 본사 사내 한마음 체육관에서 조합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쟁의행위 찬반투표 개표 및 약식 보고대회를 진행했다.

개표결과 총 조합원 1만7906여명 중 1만11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 57.6%로 과반수를 넘어섰다. 또한 찬성 1만11표(97.1%), 반대 248표(2.4%), 기권 9표(0.1%), 무효 45표(0.4%)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파업 여부는 노조 집행부의 선택에 맡겨지게 돼 최악의 경우 현대중공업의 20년 무분규 달성은 어려울 수 있다.

정병모 노조위원장은 개표 후 사층의 불성실한 태도로 인해 개표를 거부하고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다. 개표 결과를 통해 향후 있을 본 교섭에서 조합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사측은 투표 결과를 받아들이는 한편, 노조측과 대화를 통해 실제 파업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투표 결과에 상관없이 오는 24일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을 재개한다. 노사는 23일 실무협상을 한 뒤 곧이어 다음날 제41차 본 교섭을 열기로 했다. 지난달 19일 제40차 본교섭 이후 한 달여 만에 열리는 것으로, 31일 주주총회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노사가 합의점을 찾기 위한 방안을 도출하는데 힘을 기울일 전망이다.

투표는 가결됐지만 노조가 곧바로 쟁의행위를 진행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40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하면서 노조는 사측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제기했다. 그 결과 지난 9월 23일 파업 찬반투표까지 열었으나 투표 과정에서 사측의 불법 개입 정황이 포착되면서 노조는 무기한 투표에 들어가는 등 갈등은 깊어졌다.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권오갑 사장 부임 후부터다. 권 사장은 취임 후 현재까지 울산 본사에 머물며 조합원들을 끌어안기 위해 직접 나서고 있고, 사측도 그동안 대립적 자세에서 벗어나 노조측에 화해의 제스처를 건냈다.

그룹 임원인사로 선임된 김환구 경영지원본부장이 지난 16일 노조를 찾아와 상무집행위원들과 상견례하는 자리에서 현 사태에 대한 회사 쪽의 책임 인정했고, 이어 20일 사측이 보내온 공문에서 총회방해에 대해 회사가 잘못을 시인하고 유감을 표명한 데 대해 노조 집행부가 이를 받아들여 투표를 종료하고 이날 개표를 한 것이다.

분위기가 일신한 만큼 무리한 파업은 노조 집행부에도 많은 부담이 된다. 특히, 올해로 20년 무파업을 앞둔 노조 집행부가 파업을 강행한다면 사측 못지않게 노조가 감당해야 할 비난의 강도는 높다. 따라서 노조 집행부는 조합원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합당한 수준의 임단협안을 타결 짓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최악의 수단으로 남겨 두고, 향후 있을 교섭을 위한 협상 카드로만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올해 협상에서 △임금 13만20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 △성과금 250%+α △호봉승급분 2만3000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사내하청노동자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한 상태다.

이에 회사는 △기본급 3만7000원(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인상 △생산성 향상 격려금 300만원 △경영목표달성 격려금 200만원 △월차제도 폐지 △2015년 1월부터 정년 60세 확정 △사내 근로복지기금 30억원 출연 △노조 휴양소 건립기금 20억원 출연안 등을 제시했다.

사측으로서도 투표 결과를 어느 정도 예상한 만큼 앞으로 있을 본 교섭에서 어떤 새로운 카드를 제시할지 주목된다. 노조측의 의견을 전향적으로 받아들이되 현재의 경영난에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절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주총까지 1주일여 밖에 남지 않은 만큼 노사 모두에게 최선의 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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