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 제1금융권에 비해 높은 이자가 적용되는 저축은행이 신용대출을 늘리고 있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말 현재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조3619억원으로, 한 달전보다 3.6%(3278억원) 늘었다.
이는 예금취급기관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은행은 1.0%였고 신용협동조합(0.7%), 상호금융(0.4%), 새마을금고(0.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은 2.5% 증가한 7월부터 다른 예금취급기관을 따돌리면서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8월말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012년 8월 이후 2년만의 최대 규모가 됐다.
과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대규모 영업정지 사태를 겪은 저축은행들이 구조조정을 거치고서 고금리의 가계 신용대출을 늘려온 가운데 대부업체들이 저축은행업에 뛰어들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며 경쟁이 심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앤파이낸셜대부가 인수한 OK저축은행, OK2저축은행과 웰컴크레디라인이 인수한 웰컴저축은행이 이에 해당된다.
실제로 최근 3개월간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신규취급액 기준) 중 연 25∼30%의 고금리가 적용된 대출의 비중은 각각 99.6%에 달했다.
기존 저축은행 가운데는 가계신용 대출 가운데 연 30대의 고금리를 적용한 대출 비중이 절반을 넘는 곳도 많다. 예를 들면 자산규모 1위인 HK저축은행은 30%대의 고금리 대출 비중이 65.0%를 차지했으며 현대(88.2%), 스타(84.0%), 모아(83.3%), 스마트(83.2%), 아주(74.8%), 예가람(67.0%), 고려(61.6%), 인성(53.1%), SBI2(51.4%) 등도 절반을 넘는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도 저축은행의 고금리 신용대출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자료제출요구권 등을 활용해 잠재 위험요인 등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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